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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허락이냐 거부냐, KIA 명분 찾기 고심 중

(서울=뉴스1스포츠) 김지예 기자 | 2014-11-24 15:41 송고 | 2014-11-24 15:46 최종수정

KIA가 '양현종의 메이저리그행'을 놓고 명분 찾기로 고심 중이다. 기대보다 낮은 포스팅 금액 탓이다.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양현종의 ML행을 허락해도 문제, 거부해도 문제라는 것이다.

오현표 KIA 운영실장은 24일 양현종과의 2차 면담을 성과 없이 끝낸 뒤 "구단도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선수는 무조건 허락을 원하지만 구단 입장에선 여러 경우의 수에 대해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150만 달러로 알려진 포스팅 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양현종의 ML행을 허락할 경우 '헐값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최종적으로 거부 의사를 확정하면 젊은 투수의 꿈을 꺾어버린 구단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KIA의 입장은 김광현의 ML행을 허락한 SK와 달리 더욱 복잡하다. 지난해 윤석민을 미국에 보내면서 냉정한 현실을 어느 팀보다 구체적으로 잘 알게 됐다. 개인의 의지나 희망과 메이저리그의 현실은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오 운영실장은 23일 1차에 이어 이날 2차 면담을 가진 이후 "어제와 비슷한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구단은 현실적으로 '헐값'에 에이스를 떠나 보내야 하는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양현종에게 다시 생각해 볼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양현종의 '미국 진출'에 대한 의지는 변함 없었다. '꿈을 찾아 도전해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구단의 이해를 바랐다. 서로 '재고 요청'만을 주고 받았다. 

KIA와 양현종이 24일 광주에 위치한 구단 사무실에서 미국 진출에 대한 두 번째 만남을 가졌지만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 News1 DB
KIA와 양현종이 24일 광주에 위치한 구단 사무실에서 미국 진출에 대한 두 번째 만남을 가졌지만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 News1 DB


골머리를 앓게 된 근본 원인은 '포스팅 금액'이다. 

KIA는 지난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메이저리그 포스팅 최고 입찰액과 마감 시한을 통보 받았다. 어느 구단이 양현종을 가장 높게 평가했는 지는 한미 협약에 따라 알 수 없다. 현재 알려진 정확한 사실은 KIA에서 오는 27일까지 KBO를 통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수용 여부를 통보하는 것 뿐이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텍사스가 150만 달러를 써냈다는 설과 함께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미네소타가 최고 포스팅 금액을 제시했다는 설을 비슷한 시기에 거론했다.

어쨌든 '구단과 선수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포스팅 금액을 전제한다'는 KIA의 입장에선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아든 셈이다.

양현종의 뜻을 따른다면 '선수의 꿈을 응원한다'는 그럴싸한 명분으로 포장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마냥 박수만 칠 수 없는 일이다. 이적료가 낮다는 것은 기대치가 떨어짐을 의미한다. 설령 미국에 가더라도 25인 로스터에 들어간다고 보장할 수 없음을 뜻한다. 

1년 전 미국에 진출한 윤석민이 본보기다. 윤석민은 포스팅 절차를 거치지 않고 FA 자격으로 3년간 총 575만 달러를 받고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었지만 빅리그는 커녕 올해 트리플A 노포크 타이즈에서 23경기에 나가 4승8패와 평균자책점 5.74를 기록하는 등 부진했다. 낯선 땅에서 적응하는 것도 어려운데다 무조건 진출할 경우 존재감을 보여줄 기회조차 마련될 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다.

국내에서 '에이스' 로서 충분히 활동할 수 있는 선수가 미국에서 불투명한 미래를 알면서도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개인과 팀, 한국야구를 위해 모두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이다. 

오현표 운영실장은 조심스레 "낮은 몸값이 선례가 되어 향후 한국 투수들의 진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에 양현종도 "구단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고 하면서도 "끝까지 도전을 하고 싶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KIA와 양현종은 25일 3차 면담을 갖는다.


hyillil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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