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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웅크리고, 서울은 올라가서 잡은 학범슨의 꾀

(상암=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11-23 18:10 송고

김학범 성남FC 감독은 ‘지략가’로 통한다. 맨스터유나이티드의 전성기와 함께 했던 퍼거슨과 빗대 ‘학범슨’으로 불린다. 대표적인 학구파 지도자다. 그의 지략이 시민구단 성남FC에게  FA컵 트로피를 선사했다.

성남이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FC서울을 따돌리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정규리그에서 강등권(현재 11위)에 위치한 팀이 토너먼트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승부사’ 김학범 감독의 공을 간과할 수 없다.

대회 정상에 오른 김학범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 이번 우승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시민구단으로 출발하는 첫해에 결실을 맺었다는 것은 앞으로 우리 팀이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승을 위해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며 기쁨의 소감을 전했다.

23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성남FC의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김학범 감독(왼쪽, 성남)과 최용수 감독이 인사를 나눈 후 돌아서고 있다. 2014.11.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23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성남FC의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김학범 감독(왼쪽, 성남)과 최용수 감독이 인사를 나눈 후 돌아서고 있다. 2014.11.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시즌 후반에 지휘봉을 잡은 김학범 감독은 두 번의 FA컵 경기를 치렀다. 준결승 상대는 전북이었고 결승 매치업은 FC서울이었다. 전북과 서울은 근래 K리그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내고 있는 팀이다. 전북은 2009년과 2011년 그리고 2014년 K리그 챔피언이고 서울은 2010년과 2012년 정상에 올랐다. 그들을 모두 적진에서 잡았다.

잡아내는 방식이 달랐다는 것이 흥미롭다. 전북전에서는 철저하게 수비 축구를 펼쳤다. 공격할 의지가 없어 보일 정도로 한껏 가드를 올렸다. 소위 말하는 ‘텐백’을 가동해 골문 앞에 진을 쳤다. 하지만 서울전은 달랐다. 수비에 방점을 찍은 것은 사실이나 마냥 내려서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의 지략이 통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비결’을 공개했다.

김학범 감독은 “오늘은 전체적으로 라인을 올렸다. 서울이 (라인을)올렸을 때 문제점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았고 그렇게 준비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준비된 전술의 승리였다. 더 준비한 것이 있다는 당당함도 보였다. 김 감독은 “먼저 골을 넣었다면 다른 모습도 보여줄 예정이었다. 골을 넣지 못해 다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웃음을 보일 정도였다. 자신이 있었던 경기다.

김학범 감독은 “사실 성남이 강등권에 있을 팀이 아니다. 이기지는 못하고 있으나 늘 경기 내용은 좋았다”면서 “선수들에게 내가 서울을 어떻게 잡는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난 선수들을 믿었고 선수들도 날 믿고 있다는 것이 오늘의 결과를 만들었다”는 뜻을 전했다. 이제 김학범 감독은 더 큰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김 감독은 “우승은 모두 좋지만 이번 우승은 특별하다. 시민구단 성남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내년에 ACL을 나간다. 시민구단도 아시아 무대에 나가서 망신을 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르 밝혔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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