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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여우 독수리’ 최용수

(상암=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11-23 17:06 송고 | 2014-11-23 17:24 최종수정

최용수 감독이 FC서울의 지휘봉을 처음 잡은 것은 2011년이다. 당시는 감독대행이었다. 황보관 전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뒤 지휘봉을 잡고 팀을 수습, 리그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리고 정식 감독이 된 2012년, 최용수 감독은 FC서울을 정규 리그 챔피언으로 견인했다. 1년차의 쾌거였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내가 1년차일 때는 그 정도로 냉정하지 못했다”며 후배에게 박수를 보냈다.

2013년, 최용수 감독의 FC서울은 ACL 결승에 진출했다. 비록 ‘돈의 힘’으로 무장한 광저우 에버그란데에게 우승 컵을 내줬으나 서울의 승승장구는 꽤나 인상적이었다. AFC는 최용수 감독에게 아시아 ‘올해의 감독상’을 선사했다.

FC서울의 2014년은 결국 무관으로 그쳤다. 23일 성남FC와의 FA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의 리더십은 칭찬이 아깝지 않다. © News1 DB
FC서울의 2014년은 결국 무관으로 그쳤다. 23일 성남FC와의 FA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의 리더십은 칭찬이 아깝지 않다. © News1 DB
그런 최용수 감독에게 2014년은 새로운 실험대였다. 데얀과 하대성이라는 핵심 플레이어가 모두 중국으로 떠났고, 아디는 현역에서 물러나 코칭스태프의 일원이 됐다. 몰리나는 시즌 중반까지 개점휴업이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가시밭길을 걸었다. 시즌 초반 FC서울은 정규리그 11위까지 떨어졌다. K리그 클래식은 12개 팀이 출전했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 서울의 위치는 달라졌다.

FC서울은 2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성남FC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2위도 값졌다.

동계훈련 때부터 집중한 스리백은 시행착오를 딛고 시즌 후반부터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수비 지향적으로 바뀌었다는 쓴 소리가 있으나 최용수 감독은 있는 구성원들로 최대의 힘을 발휘하기 위해 냉정해졌다. 전형의 변화만 있었던 게 아니다. 선수 면면도 달라졌다.

신예급 선수들이 FC서울처럼 출전 기회를 많이 잡은 팀도 없다. 김용대를 밀어내고 넘버원 수문장으로 자리매김한 유상훈을 비롯해 고광민, 김남춘, 심제혁, 윤주태, 이상협, 최정한 등 새 얼굴들이 등장하면서 내부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덕분에 내일을 위한 토대도 마련됐다.

최용수 감독은 “개인적으로 야구는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선수의 능력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축구는 다르다. 축구는 배치의 싸움”이라면서 “말판에 어떻게 놓느냐에 따라서 선수들의 능력과 팀의 전투력이 달라진다”는 뜻을 밝혔다.

필드라는 말판의 적재적소에 놓인 새로운 말들은 자신이 가진 것 이상의 힘을 뿜어냈다. 말이 쉽지, 어린 말들을 냉혹한 전장에 올려놓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젊은 수장 최용수 감독은 해냈다.

최용수 감독은 이제 4년차 감독이다. 매년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좋은 선수들 찾기보다 좋은 지도자 찾기가 더 어렵다는 대한민국 축구판에서 젊은 지도자가 뚜벅뚜벅 좋은 발걸음을 걷고 있다. 현역 시절에는 '독수리'였으나 이제는 ‘여우 독수리’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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