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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완화 팔걷은 中·日·유로존...통화정책은 만병통치?

日에 이어 中, 금리완화·유로존, 국채매입 시사
통화정책의 한계에 대한 의문도 제기돼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4-11-22 23:25 송고 | 2014-11-23 10:23 최종수정
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 AFP=News1
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 AFP=News1

중국 인민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부양을 위해 각각 기준금리 인하하고, 국채매입이 임박했음을 강력 시사하면서 21일 증시가 급등했다. 하지만 경제 문제 해결에서 중앙은행들이 적극 나서면서 통화정책이 가진 한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인민은행은 1년 만기 예금금리를 22일부터 0.25%포인트 인하한 2.75%로, 1년 만기 대출금리는 0.40%포인트 인하한 5.60%로 각각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그동한 취해온 성장촉진책들이 한계점을 보이자 2012년 7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0.25%포인트씩 낮춘 이후 처음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은행 컨퍼런스에서 현재 제로(0)에 가까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 2%로 끌어올리기 위해 부양책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가장 강한 어조로 말했다. 시장에서는 ECB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국채 매입 시기가 임박했다고 받아들였다.

두 은행의 움직임은 일본이 리세션(경기후퇴)에 빠지게 되면서 지난달 31일 일본은행(BOJ)이 연 60조~70조엔의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본원 통화(자금공급량)를 약 80조엔까지 확대시키는 등 2차 금융완화를 발표한지 채 2주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글로벌 증시는 환호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4%, 독일 닥스지수는 2.6% 상승 마감했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0.51% 오른 1만7810.06에 마감하면서 미답의 영역인 1만8000선에 근접했다. 도쿄증시 닛케이225지수는 0.3% 상승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0.27%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연간으로는 9%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취약한 글로벌 성장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의 움직임은 주요국 경제 당국이 점차 필사적이 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글로벌 수요가 둔화되면서 물가가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 경기 전망이 취약하다는 것. 유로존의 지난달 인플레이션은 전년동기 대비 0.4% 기록해 ECB의 목표치 2%에 크게 못 미쳤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ECB가 조만간 유로존 국채를 매입할 것이란 기대를 키웠다. 국채 매입은 장기 국채 금리를 낮게 떨어뜨려서 투자자들로 하여금 보다 위험한 자산을 매입하도록 해서 대출과 투자,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이 같은 방식이 유럽에서 쉽지는 않다. ECB의 개별국 국채 직접 매입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유럽과 일본은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다. 즉, 성장은 부진하고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목표치를 크게 밑돈다. 중국 역시 소비자물가에서는 하락 흐름을 생산자 수준에서는 명백한 디플레이션을 보이고 있다. 이는 중국의 성장세가 모멘텀(상승동력)을 잃고 있다는 의미이다.

중국과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비, %) 비교 © News1
중국과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비, %) 비교 © News1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초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지난 수년 동안 양적완화(QE)를 추진했다. 2008년 12월에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춘 뒤 장기간 이 수준을 유지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것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3차례 채권을 매입하는 QE를 추진했다.

이 정책은 일각에서 우려를 나타낸 하이퍼인플레이션이나 명백한 자산 버블을 유발시키지 않았다. 미 경제가 현재 유럽이나 일본보다 상황이 낫다는 점은 연준의 정책이 효과가 있었다는 증거이다.

◇통화정책의 한계

유럽과 아시아에서의 통화완화 움직임은 투자자들에게는 희소식이지만 여러 위험 요인도 수반한다. 자산 거품(버블)을 지속시키거나 촉발시킬 수 있다. 실제로, 완화가 지나쳤을 때에는 지나친 인플레이션을 유발시켰다. 아울러 통화정책은 각 국가들이 치유하기 위해 애를 먹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중앙은행들의 움직임, 특히 유럽의 경우에는 금융위기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접근법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준은 현재 초저금리 정책에서 떠나고 있다. 연준은 지난달에 자산매입 실험을 중단했으며 이제는 연준이 언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인지가 시장의 관심사가 됐다.

여전히 취약한 글로벌 경기는 미국에 딜레마 상황을 만든다. 주요국들이 통화완화 정책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연준이 통화긴축에 나서면, 미 달러화 가치는 상승하고 미국의 수출은 부담을 안게 된다. 이 흐름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고 현재 글로벌 경제의 유일한 엔진인 미 경제마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통화완화 정책이 이를 채택하는 곳에서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대공황 때와 그 이전 시기에 중앙은행들의 잘못을 다룬 '금융의 제왕'의 저자 리아콰트 아메드는 WSJ에 "중앙은행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만큼 해왔다"며 정부의 구조개혁 추진과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무척 비효율적인 국내 경제로 인해, 유럽은 파편화되고 취약한 은행시스템으로 큰 부담을 안고 있으며 값싼 신용을 대규모로 투입하는 것이 이 같은 문제를 해소시키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 중앙은행들은 상이한 문제를 안고 있는데 미국의 정책을 배끼기만 하고 있다"며 "전세계가 지나치게 중앙은행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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