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의 배후부지를 분양받으려는 물류업체들의 뇌물을 전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물류업체 간부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0일 오전 9시50분쯤 경상북도 청도시 풍각면의 한 공터에서 부산 소재 물류업체 C사 상무 강모(53)씨와 부장 하모(44)씨가 회사 소유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경찰은 이날 오전 1시30분쯤 K씨의 가족으로부터 가출신고를 받고 위치를 추적한 끝에 두 사람을 발견했다.
강씨의 가족은 "사랑하고 미안하다. 먼저 간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경찰에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차량 안에서 타살의 흔적이나 유서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강씨와 하씨는 2005년부터 진행돼 온 부산항만공사의 배후부지 136만평을 물류업체들에 분양하는 과정에서 물류업체들의 뇌물 2억7100만원을 입주업체 선정 평가위원인 대학교수 2명에게 전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 왔다.
지역 물류업체들은 저렴한 임대료에 넓은 부지를 이용할 수 있어 항만공사 부지 입점을 위해 경쟁하는 상황이었다. 감사원은 지난 9월23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가 두 차례 소환조사에서 타 물류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를 부인해 왔으나 지난 18일 업체 관계자와의 대질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두 사람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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