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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뭘 잘못했나" KB사외이사들 사퇴 정면거부

사외이사들 '이경재 의장 독자결정…KB사태 책임지는 퇴진 아니다'
일부 KB사태 금융당국 책임론 거론..금융당국 '모범규준에 다 담겼다' 불쾌

(서울=뉴스1) 배성민 기자, 송기영 기자 | 2014-11-20 20:19 송고 | 2014-11-20 20:25 최종수정
이경재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앞줄 왼쪽) 등 사외이사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경재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앞줄 왼쪽) 등 사외이사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이 이사직과 의장직 퇴진 의사를 20일 밝혔다. 하지만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다른 사외이사들은 이 의장의 독자적인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 일부 이사는 자신의 진퇴는 KB의 독립성과 관련이 있다며 사실상 물러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의장은 이날 KB금융 이사회 사무국을 통해 "21일 윤종규 신임 회장의 취임과 동시에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직과 사외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 의장의 사의표명 이후로 다른 사외이사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KB금융 이사회 사무국측은 일단 이 의장이 사임의사를 밝혀온 것은 이날 오후 4시 전후의 일로 독립적으로 사의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사외이사들 중 이같은 의사를 밝혀온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사외이사들은 사태에 책임을 진다기보다는 도의적인 차원으로 건강상 문제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자신들의 거취와는 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A 사외이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물러나야 할 타당한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하며 “KB사태는 지주 사외이사의 책임이 아니라 금융당국이 만든 것”이라며 “사외이사에게 책임을 지라고 할 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지만 책임질 일이 뭐가 있나 의문”이라며 “당국이 사퇴하라고 해서 사외이사가 사퇴하면 금융사 독립성을 훼손하는 일”이라고도 했다. "사외이사 독립성을 강화해야한다면서 왜 사외이사를 물러나라 하는가. 우리가 물러나면 KB 독립성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는 말도 했다.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과 사외이사 거취를 사실상 연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거론할 가치가 없다”며 “이경재 의장도 사퇴하면서 책임지겠다는 말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B 사외이사는  "이경재 의장의 사의 내용을 모른다"며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다른 C 사외이사는 "이 의장의 사임 소식은 언론을 통해 접했고 다른 이사들과의 사전 논의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거취에 대해서는 "(내가 현재) 뭐라고 말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이 의장이 이사회를 대표하는 분으로 그런 결단을 내린 것 같은데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고 거리를 뒀다.

금융당국은 이날 금융발전심의회를 열고 사외이사의 자격조건을 강화하고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를 명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이하 모범규준)'을 발표했다.

특히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회의 모두에 인사말을 통해  "일부 (금융회사) 사외이사는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면서 권한만 있고 때로는 책임은 지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모범규준 발표도 KB금융의 주주총회 하루 전날에 발표되기도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KB금융 사외이사들의 반응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꺼리면서도 “모범규준에 향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모든 내용이 담겨 있다”고 말해 KB사태의 당국 책임론과 관련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bae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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