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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입법부 장악 예상…오바마케어, 이민법 등 물건너가나

[美 중간선거]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4-11-04 16:16 송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월 24일 뉴욕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AFP=뉴스1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월 24일 뉴욕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AFP=뉴스1

4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의 중간선거에서는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상원(현재 민주 55: 공화 45)에서도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에 오를 것으로 대다수 여론조사 기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오바마 대통령 취임 6년만에 미국 정치에서 힘의 균형은 재편된다.

최근까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하원을 통과한 법안을 부결시키는 상원이 있었다. 이 방패막이마저 없어지면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이 법안을 보낼 때마다 서명하거나 아니면 거부해야 한다. 이 상황은 정치적 교착 심화로 이어질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하지만 양측이 합의점을 찾아 절충 가능한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란 기대도 있다.

◇'오바마케어' 백지화 안되면 대화 없어

비관적으로 상황을 들여다보면 정치적 교착이 2016년 선거 때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동안의 정치 상황이 이를 뒤받침해준다. 민주와 공화 양 당은 주요 이슈에서 사사건건 맞섰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애국자라면 맞서 싸워야 하는 위험 인물로 대했다.

특히 보수 강경론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한 대통령과 협력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당이 실용주의 노선을 버리고 유권자들의 분노를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헤리티지 재단이 만든 '헤리티지 액션'의 최고경영자 마이클 니드햄은 2013년 정부폐쇄(셧다운)은 공화당에 타격을 준 것이 아리나 오바마케어에 대한 값진 논쟁을 촉발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협상 불가' 진영은 대선 레이스가 가까워지면 더욱 큰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의 보수 강경 세력을 대변하는 테드 크루즈 의원은 대선 후보의 입장을 굳건히 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맹공을 펼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공화당이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정부가 작동하지 않는 것을 보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그동안 민주당은 공화당과는 협상한다는 것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봤다. 이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앞으로 남은 2년 임기 동안에 의회를 외면하고 행정 명령과 연방제도에 의거해 온실가스 배출감축, 불법이민자 국외추방 금지 등 진보적 내용의 법안을 처리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비관론적으로 보면, 2016년 선거 전까지 중요법안은 거의 하나도 의회를 통과하지 못한다.

◇대선 승리를 위해 실용주의 노선 앞세울 수도

하지만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한다고 해도 의석수가 근소하게 앞선다면 큰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다. 공화당이 긍정적 아젠다를 내놓지 못한다면 2016년 선거에서 대패할 수도 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 유산(공적)을 원한다면 공화당과 협력할 수밖에 없다. 상황을 낙관적으로 볼 여지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3년 초당파 이민법 입안에 관여한 상원 공화당원들은 지난달 30일 오바마 대통령에 보낸 서한에서 "행정명령은 분열을 초래하고 중요한 이슈를 유의미하게 처리하려는 선의의 노력을 훼손시킨다"며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최소한 대통령과 양 당 내 중도파 등에게는 수용할 수 있는 정치 색깔이 약한 몇몇 이슈들이 있고 이것들은 새로운 정치 지형에서도 대화의 주제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처리를 기다리고 있는 무역 협정과 인프라 지출, 심지어 지난 6년 동안 정치적으로 '뜨거운 감자'였던 키스톤 XL 파이프라인 등에서 이해가 겹치는 부분이 상당히 있다.

미 행정부는 캐나다 알버타주에 있는 타르 샌즈 원유를 일일 최대 83만배럴 규모로 텍사스만 정유설비에 보내는 파이프라인에 대한 결정을 미뤄왔다. 현재까지 상원 민주당은 지지자들과 환경보전론자들이 싫어하기 때문에 이 파이프라인에 청신호를 보낼 수 있는 입법화를 회피해왔다. 공화당이 상원을 차지하면 오는 1월에 상황은 바뀔 수 있다. 이 지점에서 대통령은 지지자들이 원하는 보다 광범위한 에너지 법제화를 위해 협상을 해야만 한다.

미국 하원 예산위원장인 폴 라이언 공화당 의원은 유리한 위치를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할 만한 법안들 뿐 아니라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들도 대통령 앞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키스톤 XL 파이프라인 승인을 물어 대통령이 이를 거부한다면 일자리 창출을 막았다고 비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맞물려 대통령의 리더십이 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야당이 장악한 의회에 효과적으로 이끌고 가기 위해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정책을 의논하는 측근(influencer)을 확대하고 협상의 방법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WSJ과 NBC가 지난 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3분의 2가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은 "크게" 혹은 "다소" 변화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이 민주당에 속하고 상하 양원을 공화당이 장악했던 가장 최근 시절은 빌 클린턴 행정부 때이다. 전문가들은 클린턴 당시 대통령에게 복지 개혁 등 다수의 공화당 추진 법안의 처리 공로를 인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 유연성을 갖췄다면 현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로욜라대학의 정치학 교수 피터 번스는 "클린턴 전 대통령은 내 인생에서 최고의 정치인이다"며 "나는 오바마 대통령이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면서 지지율이 높아진 몇 안되는 정치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지지율이 무척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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