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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경기 필드골 ‘0’, 이천수 ‘과거’에 그칠 것인가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11-01 03:34 송고
‘재능’이라는 측면에서 이천수는 대한민국 축구사를 통틀어도 손가락 안에 든다는 것이 많은 축구인들의 대동소이한 의견이다. 타고난 측면도 있으나 지독한 열정과 승부근성이 만든 축구선수다
.부평고 입학 당시 이천수는 냉정히 말해 동기였던 최태욱보다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기로 똘똘 뭉쳤던 이천수는 그때부터 쉼 없이 뛰었다. 필드를 달리는 것이 부족해 산을 내달렸고, 그냥 산도 부족해서 공동묘지를 뛰었다. 밤에 공동묘지를 오르내리면서 체력과 함께 배포를 키웠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아는 일화다.

절대로 지기 싫어하는 승부욕이 결국 ‘밀레니엄 특급’ 화려한 수식어를 단 이천수를 만들어냈다. 울산현대 시절에는 ‘사기 유닛’이라는 말을 들었고 비록 실패로 끝나기는 했으나 대한민국 선수들 중 최초로 스페인 1부 리그를 밟기도 했다. 이천수는, 화려한 선수였다.

‘과거’의 인물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이제 가시적인 포인트가 필요하다.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이를 악물어야한다. ‘근성’은 이천수의 다른 이름이다.© 인천유나이티드 제공
‘과거’의 인물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이제 가시적인 포인트가 필요하다.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이를 악물어야한다. ‘근성’은 이천수의 다른 이름이다.© 인천유나이티드 제공

하지만 그 화려함은 시나브로 퇴색돼갔다. 유럽 도전은 자신의 바람이나 주위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후 필드 안팎에서 구설수에 오르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어려움 끝에 지난해 ‘고향’인 인천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로 돌아왔으나 시즌 중반 또 폭행 사건에 휘말리면서 또 어려움을 겪었다. 때문에 올 시즌은 그야말로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임했다. 김남일이 전북으로 떠나며 설기현과 함께 인천의 ‘형님’이 된 이천수는 보다 성숙된 자세로 리더 역할을 소화했다.

하지만 이천수의 2014년도 만족스럽지는 않다. 플레이어로서의 가치, 공격수 이천수의 빛이 예전과는 달랐던 까닭이다. 

이천수는 올 시즌 25경기에 출전했다. 33라운드를 소화한 것을 감안하면 부상이나 부진 없이 꽤 많은 경기에 나선 셈이다. 하지만 포인트는 1골 2도움에 그친다. 그 1골도 프리킥이다. 필드골이 없다. 설기현이 오래도록 부상에 시달리면서 가뜩이나 공격력 부재에 애를 먹었던 김봉길 감독과 인천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여러모로 아쉽다.

물론 가장 속이 탈 인물은 이천수다. 이제 그에게 남은 기회는 단 5경기. 스플릿 라운드로 진행되는 5경기를 끝으로 이천수와 인천의 2014시즌은 종료된다.

인천은 B그룹으로 떨어졌다. 8승13무12패 승점 37점으로 8위다. 최하위 상주(29점)와는 8점차이고 11위인 경남(승점 31)과도 6점이 앞섰다. 강등의 위험에 직접적으로 놓여있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확실하게 안전한 곳에 위치한 것도 아니다. 때문에 서둘러 포인트를 쌓아야한다. 이천수의 몫이 크다.

인천은 오는 11월2일 오후 4시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경남FC를 상대로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한다. 이천수는 “A그룹에 들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경남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고 싶다. 기분 좋은 분위기로 스플릿 라운드를 시작하고 싶다”는 출사표를 전했다.

팀을 구하는 동시에 자신을 위해서도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의 인물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이제 가시적인 포인트가 필요하다. 시즌을 거의 풀타임으로 소화하면서 1골 2도움이라면 그리 좋은 공격수가 아니다. 그 이름이 이천수라면, 사실 실망스럽다. 앞으로 5경기가 남았다.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이를 악물어야한다. ‘근성’은 이천수의 다른 이름이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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