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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의료사고 논란 …장 유착·손상 왜 발생했나

11월 1일 부검…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밝힌 사인 전단계 관건
동의 없는 위 축소술 했다는 유족 주장·S병원 사후 조치 등 주목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4-10-31 23:32 송고 | 2014-11-01 11:16 최종수정
가수 고(故) 신해철씨./© News1
가수 고(故) 신해철씨./© News1
가수 고(故) 신해철씨 유족이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결정하고 장 협착 박리술을 시행한 서울 가락동 S병원을 상대로 서울 송파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의료사고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선 신해철씨가 5년 전 받은 위밴드 수술 후유증을 지목하고 있으나 직접적인 사인은 복강 내 장 유착, 장 손상이 복막염으로 이어져 복부 압력이 올라가 심장이 멎게 됐다는 것이 그를 진료한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밝힌 사망원인이다.
신해철씨는 이로 인해 심정지가 왔고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숨을 거뒀다. 뇌에 4분 이상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1분마다 10%씩 뇌세포가 파괴되고 뇌사에 이를 수 있으나 모든 환자가 사망하지는 않는다.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은 복막염으로 인한 복부 압력 상승과 심정지로 인해 발생한 2차적 뇌손상일 뿐 장 유착, 장 손상이 왜 발생했고 고인을 진료한 S병원이 동의 없는 수술을 실제 했는지와 그 이후에 조치가 적절했는지가 의료사고 논란을 규명할 요소라는 것이 전문가들 소견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1월 1일 고인을 부검한다. 통상 부검 절차는 의료기록과 대조하는 과정을 거쳐 길게는 50일 가량 소요된다. 산술적으로 12월 하순에나 공식적인 사인이 발표될 전망이다.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각종 억측이 난무할 가능성이 높다. 장 유착은 장과 장이 공간 없이 들러붙은 상태를 말하며 주로 배를 가르는 개복수술 후 발생한다. 강한 압박을 받은 장 유착은 장 구멍이 좁아지는 장협착으로 진행되고 증상이 심한 경우엔 구멍이 완전히 막히는 장 폐색으로 발전한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2시께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신해철씨는 무의식 상태였고 이른바 눈이 풀려 동공반사, 자발호흡이 없는 위중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검사를 통해 복막염, 복강내 고압, 심장을 싸고 있는 심막 내부에 액채 또는 공기로 인해 심장이 압박을 받고 있는 심장압전을 확인했다. 의료진은 이후 장 일부를 잘라내고 유착박리술을 시행한 뒤 심막을 열어주는 조치 후 복부를 닫지 않은 상태로 수술을 마쳤다.

복막염은 복강 내 장기를 덮고 있는 얇은 막인 복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복강은 내부 장기를 덮고 있는 얇고 투명한 막인 복막의 공간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직접적인 사인은 복강 내 장 유착, 장 손상이 복막염으로 이어졌고 이후 복부에 압력이 올라가 심장이 멎는 과정을 겪은 것"이라며 "장 유착이 왜 발생했는지는 우리도 알 수 없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복막염이 생기면 균이 몸 안에 침투해 염증을 만들어 혈액을 통해 전신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패혈증과 이후 심정지가 올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학병원의 한 교수는 "배를 닫지 않고 수술을 마쳤다는 것은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서울아산병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패혈증으로 인한 쇼크, 다기관 손상이 왔을 가능성이 높지만 부검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인은 5년 전 위 윗부분을 실리콘 밴드로 묶어 식사량 조절을 유도하는 위밴드 수술을 받았고 2012년에는 담낭(쓸개) 제거 수술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5년 전 받은 위밴드 수술 후유증이 지금 발생했을 가능성에 대해선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린다. 분명한 것은 개복수술 이후엔 장기가 유착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그 원인이 다양해 최종 부검 결과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서울대학병원의 한 외래교수는 "수술을 위해 인체를 한 번 가르면 조직이 유착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기도 한다"면 "그 원인은 다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협착 박리술을 시행한 S병원의 사후 조치 적절성 여부도 중요한 관심사다. 신해철 소속사인 KCA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신해철씨는 17일 장 협착 수술을 받은 이튿날 퇴원했으나 20일 새벽 수술 부위 통증과 미열이 발생해 S병원을 방문해 진료 후 퇴원했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고열로 인해 S병원에서 다시 진료를 받았다. 이후 22일 새벽에 복부, 흉부 통증으로 인해 S병원에 다시 입원했으나 오후 심정지가 발생해 심폐소생술을 받은 후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졌다.

장 협착 수술을 받은 환자가 이튿날 바로 퇴원한데다 이후 닷새간 세 번이나 같은 병원을 찾은 것도 이례적이다.

신해철씨 부인 윤원희씨는 최근 S병원이 동의한 적 없는 위 축소 수술을 남편에게 시행했다고 주장했다. 수술 전 환자, 보호자에게 예후를 설명하고 서약서를 받는 의료계 관행에 비춰볼 때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 또한 진실 여부가 규명돼야 할 사안이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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