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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오류 첫 제기’ 박대훈씨 “최대한 많은 학생 구제해야”(종합)

“축하받을 일 아냐…아이들 외면할 수 없어 시작”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2014-10-31 18:07 송고 | 2014-10-31 18:44 최종수정
박대훈(44) 대성학원 강사.(대성학원 제공) © News1
박대훈(44) 대성학원 강사.(대성학원 제공) © News1


교육부가 31일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오류를 공식 인정한 가운데 처음으로 오류문제를 제기한 대성학원 강사 박대훈(44)씨는 “교육당국이 학생들을 구제할 의사가 있다면 최대한 많은 수가 대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교육부 발표는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구제되는 숫자는 정부 재량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은 학생들을 구제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31일 입시전문업체 하늘교육에 따르면 수능 최저등급이나 낮은 점수로 인해 상위 대학에 지원하지 못한 사례는 사실관계 입증이 어려워 사실상 구제가 어려울 것으로 것으로 분석됐다.


박씨는 이에 대해 2008학년도 수능 물리II 과목의 복수정답 인정 사례를 들며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당시 물리II 11번 문항의 복수정답을 인정한 후 밤샘작업을 통해 인정 하루 만에 재채점 성적표를 해당 수험생 1016명에게 전달했다.


박씨는 “기존 학생들의 성적은 그대로 두되 이번 인정으로 점수가 올라간 학생들에게 기존 학생들과 같은 표준점수·등급·백분위를 부여해야 한다”며 “이렇게 하면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구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교육부 발표 이후 축하메시지를 많이 받았지만 개인적으로 축하 받을 일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박씨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강사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면서 “헛된 공명심을 가지고 시작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생각에서 일을 추진했다”며 “제 개인적인 삶을 영위하고 편안한 삶을 살려고 했지만 매달리는 학생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긴 시간동안 힘들었고 그래서 병도 났다”면서도 “아이들을 위해서였기 때문에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저는 개인이지만 교육당국은 단체였기 때문에 상대하기 어려웠다”며 “보이지 않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박씨는 변호사 비용 수백만원을 사비로 대고 생업도 소홀히 해가며 대학수학능력시험 정답결정 처분취소 소송에 집중한 끝에 지난 16일 해당 문제에 오류가 있다는 법원의 2심 판결을 얻어냈다.


박씨는 지난해 수능이 끝난 후 전남 완도군 청산도에 휴가차 내려가 있다가 한 학생으로부터 문제가 틀린 것 같다는 전화를 받았다.


학생의 문제제기에 대해 박씨는 관련 데이터를 확인하고 동료들의 의견을 들어본 후 문제의 오류를 확신했지만 전면에 나서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앞서 박씨는 온라인 강의에서 2012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서 출제한 9월 모의평가의 오류에 대해 설명하며 수능에서도 오류가 생기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말을 했었다.


결국 박씨는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오류를 지적하는 동영상을 올리고 수험생들과 함께 소송을 제기하는 등 평가원과의 투쟁에 나섰다.


박씨는 소송과정에서 EBS에서 세계지리 8번과 유사한 문제를 잘못 가르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소송에 힘을 쏟아 붓는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박씨는 1년 가까이 진행된 외로운 싸움 끝에 법원의 판결과 교육부의 인정을 이끌어냈다.




ku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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