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100명에 1명 다문화가정 학생시대…부적응·학업포기 현실은 '암울'

[다문화시대를 준비하자-1]"지역 글로벌 인재로 양성 방안 고민할 때"

(전국종합=뉴스1)[특별취재팀] | 2014-10-30 22:35 송고 | 2014-11-13 11:21 최종수정
안산 다문화거리 2014.10.24/뉴스1 2014.10.24/뉴스1 © News1 김영진 기자
안산 다문화거리 2014.10.24/뉴스1 2014.10.24/뉴스1 © News1 김영진 기자

# 서울 구로구와 영등포구, 금천구. 중국인 집단 거주촌이 형성된 이 지역 A학교에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비율이 한반에 최고 23%에 달한다. 근처 B초등학교에도 많은 반은 다문화가정 출신이 16%다. 열에 한, 두 아이가 중국인 엄마나 아빠를 둔 것이다. 그럼에도 이 학교에서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국적을 얘기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구로구 관계자는 "부모가 중국인인 것을 알면 왕따를 시킨다. 아이들 사회에서도 출신과 배경은 굉장히 민감한 문제라 드러나지 않게 늘 조심한다"고 전했다.  
 
올해 다문화가정 초·중·고 학생들이 전체 학생의 1%를 처음 돌파했다.
 
교육부가 윤관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다문화가정 초·중·고 학생수는 6만7806명으로 전체 학생(633만3617명)의 1.07%를 차지했다. 1년 전과 비교해 21.6%(1만2026명)나 늘었다.
 
실제 다문화가정 학생수는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2년 4만6954명(전체 학생의 0.7%), 지난해 5만5780명(0.86%)에서 올해는 1%대에 진입했다.
 
다문화 아이들의 비중은 앞으로 더 빨리 늘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만 0~18세 아동·청소년 인구(추계)는 977만2418명, 안행부가 올해 집계한 외국인주민 자녀(0~18세)는 20만4204명으로 전체 아동·청소년의 2.9%나 된다.
 

© News1
여기서 외국인 자녀 중 미취학아동(0~7세)를 따로 떼면 13만6398명, 전체 미취학아동인구(368만1752명)의 3.7%로 비율이 높아진다. 어릴수록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더 많다는 얘기다. 

 
실제 전교생이 51명인 울산 울주군의 두서초등학교는 전교생 51명 가운데 다문화학생이 12명이다. 이 중 1학년이 8명으로 전체 1학년 학생 12명의 66.7%나 된다. 1990년대 이후 결혼이민, 외국인 유입이 급증하면서 태어난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학교에 입학하면서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늘면서 교육부·여성가족부 등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차별의 시선, 부적응 등을 이유로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도 늘고 있다.
  
특히 언어문제,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부적응으로 중도 입국한 다문화 학생의 학업 포기 비율이 높다. 울산시교육청은 중도입국 학생의 약 70%가 학업을 포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산과 경남에선 다문화학생의 절반 이상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다문화 학생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체계적인 진학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중학교 진학을 포기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부의 최근 통계를 보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실제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취학률이 떨어졌다.

2012년 기준 다문화 가정 학생의 중학교 취학률은 92.3%, 고교 취학률은 85.1%, 대학 취학률은 49.3%로 전체 학생 통계가 중학교 96.1%, 고교 92.6%, 대학 68.4%와 비교해 3.8%~19.1%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일반 학생 보다 다문화 학생들의 진학 포기율이 높다.
 
경기도의회가 2012년 작성한 '다문화가정 교육정책 개선방안'에 따르면 경기도 다문화가정 자녀 중 중도에 학교를 포기한 비율은 43.8%다. 경기도 다문화가정 학생 열에 넷이 학교를 중간에 그만뒀다는 얘기다. 초등학생 나이의 학교 미등록률은 35.9%, 중학생 나이는 50.7%, 고등학생 나이는 68.6%나 됐다. 
  
다문화 부부의 이혼율도 증가하고 있어 아이들이 제도권 밖으로 내몰릴 위기도 커지고 있다.
 
'2012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족 중 사별, 이혼, 별거 가구는 전체의 6.4%(1만8041명 추정), 이 중 자녀를 양육하는 유자녀 가족의 비중이 48%(6239명)였다. 총 이혼 건수 중 다문화가족의 이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4171건(3.3%)에서 지난해 1만480건(9.1%)으로 3배 가량 폭증했다.
    
20만명에 육박한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지역사회 인재로 자리를 잡기 위해선 체계적인 교육 지원이 필요하지만 현재 각 부처마다 산재한 다문화가정 지원, 통합된 정책목표가 없어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울산다문화교육지원센터 관계자는 "국제결혼으로 인한 국내출생 학생과 중도입국 학생, 외국인가정 등 다문화가정의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지만 이들 자녀를 위한 맞춤식 교육지원은 미흡하다"면서 "다문화자녀들을 위한 체계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신규 전북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소 여성가족정책팀 부연구위원은 "가정과 학교생활이 연계될 수 있는 정책적 지원, 학교생활에서 친구들과 원활한 관계형성을 위한 현장의 관심과 지도, 취업을 위한 학습 및 언어교육 지원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다문화가족 청소년의 강점을 살려 지역 글로벌 인재로 양성할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차윤주·고유선·정혜아(서울)·주영민(인천)·남미경(울산)·박중재(광주·전남)·연제민(대전·충남)·이재춘(대구·경북)·정민택(충북)·김완식(부산·경남)·윤상연(경기)·이상민(제주)·김대홍(전북)·신효재(강원)]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