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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치사율 30%대 '뚝 뚝'…독감보다 못한 '죽음의 질병'

선진국 지원·계몽캠페인으로 현재 치사율 35.9%에 불과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2014-10-30 15:30 송고
에볼라에 감염됐던 미국인 간호사 앰버 빈슨이 28일(현지시간)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 AFP=뉴스1
에볼라에 감염됐던 미국인 간호사 앰버 빈슨이 28일(현지시간)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 AFP=뉴스1

한 때 90%에 육박하는 치사율을 기록해 '죽음의 바이러스'로 불린 에볼라의 치사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이제 치명성에서 일반 감기보다 못한 것이 아니냐는 비교도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7일 기준 전 세계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 수는 1만3703명이며 이 중 4920명이 사망했다.

WHO 발표를 토대로 산출한 올해 에볼라 감염자의 치사율은 35.9%이다.

감염 질병의 치사율로는 높은 편이지만 과거 알려진바 보다는 크게 낮아진 수치이다. 

에볼라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지난 1976년 발병 당시 DR콩고에서는 318명이 감염됐으며 이 중 280명이 사망해 치사율 88%를 기록했다. 치사율 88%는 100명 이상 사망한 감염 질병 중 역대 최고치이다.
이와 더불어 온몸에 핏줄이 터지고 피를 쏟으며 죽는 감염자의 모습으로 인해 전 세계인이 경악하면서 '죽음의 바이러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4년 이전까지만 해도 확인된 에볼라 감염자의 치사율은 70%에 육박해 감염자 3명 중 2명이 사망하는 무시무시한 질병이었다.

그러나 이번 창궐의 경우 치사율은 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이다. 초반 60%대를 보이던 치사율은 이제 30%대까지 떨어졌다. 국제사회와 세계 의료진이 보다 관심을 기울이면 이 수치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의학계는 전망한다.

이에 에볼라가 치명성에서 독감보다도 덜 위협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물론 에볼라가 치명적 질병임은 주지의 사실이나 지레 공포감을 확산시키는 '피어볼라'에 대처하기 위한 비교이기도 하다.

미 식품의약국(FDA) 생명공학연구소(OBP) 초대 소장을 역임한 헨리 밀러 스탠포드대학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대기를 통해 감염되는 감기는 에볼라와 여러 면에서 다르다"며 "대량의 인명을 살상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에볼라를 압도한다"고 말했다.

밀러는 "지난 1918~1919년에 유행했던 스페인 독감으로 인해 미국인 58만3135명이 사망했다"며 "반면 에볼라로는 미국 내 발병자 4명 중 1명이 사망했으며 미국인으로 한정할 경우에는 아무도 죽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독감의 경우 전세계적으로는 2500만명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산된다.

독감의 경우 증상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다소 유동적이지만 WHO와 '국제질병부담연구(GBDS)' 등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500만명이 감염되고 있으며 이 중 많게는 50만명이 사망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20만명이 감기로 인해 병원 신세를 지고 있으며 이 중 3만6000명가량이 목숨을 잃고 있다.

독감이 치사율로는 에볼라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감염자와 사망자 수로는 압도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에볼라 치사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적 관심과 대응을 꼽을 수 있다.

그간 아프리카에서만 발생하던 에볼라 감염이 유럽과 미국으로까지 확산되자 미국 등 의료 선진국들이 직접 발병국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은 병력 4000명을 서아프리카에 파견하고 한국을 포함한 유럽, 아프리카연합, 캐나다, 일본 등도 미승인 백신, 시약, 보호장비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WHO는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아직 안도하기에는 이르나 창궐국인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증가 추세가 둔화됐다고 29일 발표했다. 

에볼라에 대한 정보의 확산도 치사율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간 아프리카에서는 에볼라의 증상이 널리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감염 여부조차 모른 채 사망한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발병국은 물론 지원국들이 함께 나서서 고열과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말라리아 등의 질병 뿐 아니라 에볼라 감염의 증상일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면서 많은 이들이 조기에 진료소를 찾을 수 있었다.

아울러 에볼라가 감염자와의 접촉을 통해 일어난다는 점도 감염지역 주민들에게 주지시킴으로써 더 큰 확산을 막아낼 수 있었다.

과거 에볼라가 발병했던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장례식에서 시신을 만지거나 입맞춤을 하는 풍습이 남아있어 한 명의 감염자가 수십 명을 전염시키는 사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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