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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형 빈자리는 큰형이, 다시 뛰어오른 김남일

(전주=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10-26 15:49 송고

전북의 맏형 김남일이 펄쩍 뛰어올랐다. 지난 9월14일 10년 만에 골 세리머니를 펼친 이후 40여일 만에 다시 날아올랐다. 시즌 2호골 역시 팀 승리를 견인한 결승 골이었다.

정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북이 26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27분 김남일의 선제 골을 끝까지 지켜내면서 1-0으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챙긴 전북은 승점 68점이 되면서 2위 수원(58점)과의 격차를 10점으로 벌렸다. 이제 상위 스플릿 5경기가 남았다. 10점이면 뒤집기 힘든 격차다. 가뜩이나 지난 22일 성남FC와의 FA컵 준결승에서 패해 사기가 떨어진 상황에서 참으로 귀한 포인트를 따냈다. 승리의 주역은 김남일이었다.

전북이 26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33라운드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김남일이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다시금 하늘로 솟구쳤다. © News1 DB
전북이 26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33라운드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김남일이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다시금 하늘로 솟구쳤다. © News1 DB

무조건 승리해서 승점을 4점차로 좁혀야했던 수원의 강한 의지에 전북이 상당히 고전했던 경기다. 전체적으로 팽팽한 양상으로 흘렀으나 수원이 보다 좋은 찬스를 만들어나가던 흐름이었다. 여기에 전북은 악재가 겹쳤다. 전반 42분, 간판 공격수 이동국이 오범석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당해 들것에 실려 나갔다.

전북으로서는 큰 타격이었다. 가장 두려운 창이 빠지자 수원의 공세는 더 매서워졌다. 이 분위기가 길어지면 좋을 것이 없었다. 이때 김남일의 집중력이 빛났다. 후반 27분 레오나르도의 프리킥 상황에서 골이 터졌다. 레오의 직접 슈팅은 정성룡 골키퍼가 가까스로 막아냈으나 세컨 볼을 쇄도하던 김남일이 밀어 넣으면서 수원 골망을 흔들었다.

김남일은 지난 9월14일 역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경기에서 후반 38분 천금 같은 헤딩 결승골로 1-0 승리를 이끈 바 있다. 당시 김남일의 골은 K리그에서 10년 3개월 만에 터진 짜릿한 득점이었다. 김남일은 기쁨을 주체 못하고 팬들을 향해 번쩍 뛰어올랐다. 그 세리머니가 26일 재현됐다. 골이 터지는 순간 김남일은 다시 비상했다.

최강희 감독으로서도 흐뭇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최 감독은 나흘 전 FA컵 준결승에 김남일을 출전시키지 않았다. 수원전을 위해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중원에서의 완급 조절이 필요한 라이벌전을 위해 아낀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성남전에서 패했으니 김남일로서도 수원전에 더욱 이를 악물어야했다. 하늘을 날듯이 솟구친 것은 그만큼 기쁘고 후련했다는 방증이다.

팀의 둘째형인 이동국이 빠지면서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 됐는데 그 빈자리를 큰형 김남일이 채워줬다. 이 승리로 전북은 정규 리그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남일은 아직까지 프로에서 우승 컵을 들어올린 적이 없다. ‘뛸 듯이 기쁘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것이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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