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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팀 25시] '무명의 죽음' 도시의 슬픔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2014-10-24 16:00 송고 | 2014-10-26 10:34 최종수정
'제1회 DDP 동대문 축제' 개막을 이틀 앞둔 23일 오전 서울시 및 서울메트로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서울시 환기시설 민관합동 점검반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주변 환풍구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발생한 판교 환기구 덮개 붕괴사고와 관련 안전 사각지대 우려가 있는 환기시설 및 야외 지역축제 장소에 대한 특별 안전점검을 다음 달 5일까지 실시한다. 2014.10.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제1회 DDP 동대문 축제' 개막을 이틀 앞둔 23일 오전 서울시 및 서울메트로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서울시 환기시설 민관합동 점검반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주변 환풍구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발생한 판교 환기구 덮개 붕괴사고와 관련 안전 사각지대 우려가 있는 환기시설 및 야외 지역축제 장소에 대한 특별 안전점검을 다음 달 5일까지 실시한다. 2014.10.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지난 14일 오전 8시38분쯤 서울 마포구 동교동 홍대입구역 인근의 공사중이었던 10층 주차타워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은 10층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용접작업을 하던 중 부주의로 6층에 있는 단열재로 불꽃이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당시 건물 6층과 10층에 각각 3명의 근로자가 작업 중이었는데, 6층 근로자들은 불이 나자 모두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그러나 10층에서 일하던 근로자 조모(62)씨와 안모(51)씨는 탈출에 실패해 끝내 숨졌다.

    

도시의 비극은 늘 이렇다. 개개인에게 죽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거대한 사건이지만, 도시는 그 죽음을 아무렇지도 않게 휘감고 지나간다. 일상이 돼 버리는 것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지만, 죽음의 그림자는 늘 우리 곁을 맴돈다. 특히 공사판 노동자, '인부'의 죽음은 이름을 얻지 못하고 '무명의 죽음'으로만 기록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함진규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건설 공기업인 LH 공사 현장에서 추락과 감전 등 각종 안전사고로 사망한 사람만 49명에 달했다. 2012년 이후 매년 공사현장의 추락사고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전국적으로 한해 300 명 가까운 노동자가 사망하고 있지만, 별다른 뾰족수가 없는 형편이다.

    

우리 사회 약자인 건설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누가 죽어도 눈여겨 봐지지 않고 '인부 몇 명'의 죽음으로만 남는다. 대기업 건설사, 중견 시공사, 하청업체 등 갑을병정으로 이어지는 건설업계 구조도 한 몫한다.

    

가장 기초적인 안전이 담보돼야 하는 공사장 안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무려 16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앗아간 판교테크노밸리 참사도 이런 비극의 연장선상에 있다. 환풍구에 대한 주의를 모두 다같이 조금만 더 기울였다면 어떠했을까. 부질없는 생각일까.

    

세월호 참사 6개월이 지나면서 '세월호 피로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지만, 영화보다 더 참혹해질 수 있는 우리의 현실은 항상 상상을 초월한다. 세월호 참사이후에도 우리 사회가 변한 게 없다는 게 거듭 증명되고 있을 뿐이다.

    

이 '도시의 슬픔'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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