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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사채왕'·'A 판사' 수사…법조계 비리 밝혀질까?

검찰 "사실관계 차분히 살펴보는 중"…의혹 사실로 밝혀지면 파장

(서울=뉴스1) 전성무 기자 | 2014-10-24 11:11 송고 | 2014-10-24 11:13 최종수정
현직 판사가 이른바 '명동 사채왕'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내사 중인 검찰이 해당 판사의 금융계좌를 추적하는 등 사실상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면서 법조계의 어두운 단면이 수면 위로 드러날 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강해운)는 수도권에 근무하는 A 판사의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차분히 살펴보고 있다"며 "구체적 진행상황이나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24일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A 판사의 금융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자금흐름을 추적하던 중 수상한 돈거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A 판사는 2008년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 부근에서 아파트 전세자금 명목으로 3억원, 2009년 주식투자금 명목으로 3억원을 받는 등 총 6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사건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와 함께 '명동 사채왕'으로 불리는 최모(60)씨에게 수사 편의제공 대가로 금품을 받은 의혹이 있는 수도권 지청에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 3~4명에 대해서는 최근 피의자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사기도박단의 '전주(錢主)' 역할을 하면서 전국 도박판을 장악했고 현재 공갈과 협박, 마약, 변호사법 위반, 사기, 탈세, 무고교사, 위증교사 등 20여개 범죄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최씨는 평소 주변에 "내가 관리하는 검사와 판사, 검찰 수사관, 경찰이 수십명이나 된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


실제 2012년에는 최씨를 구속수사 했던 대구지검 서부지청과 의정부지검 등에서 최씨에게 돈을 받은 경찰관 3~4명을 수사해 이중 일부를 재판에 넘긴 사례가 있다.


현재 검찰이 내사 중이지만 지난 3월 전후 최씨가 주변에 퍼뜨렸던 말이 돌고 돌아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도 관련 첩보가 입수됐었다.


당시 한 경찰 관계자는 "최씨의 내연녀가 사이가 틀어지고 나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퍼뜨리고 다니는 상황"이라며 "잘못 건드렸다가 난처한 상황이 될 수도 있어 그냥 접을 수도, 내사 착수하기도 어렵다"고 말했었다.


결국 경찰은 해당 첩보에 대해 내사로 전환하지도 않고 수사에 착수하지도 않았다. 최씨를 수사했다가 경찰관 비리가 무더기로 터져 나오면 조직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어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차분히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일 것으로 풀이된다.


최씨가 2012년 4~5월, 지난해 1~3월·9월에 자신이 수감 중인 한 구치소에서 아들을 비롯해 지인들과 나눈 대화내용이 담긴 구치소접견록을 보면 최씨가 A판사는 물론 경찰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난다.


검찰 수사결과 A 판사가 실제 최씨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받고 사건 편의를 봐준 사실이 확인돼 사법 처리되고 나아가 검사, 검찰 수사관, 경찰관 등이 실제 최씨로부터 관리돼 온 것이 드러나면 법조계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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