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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이동국이 풀어내야할 꼬인 실타래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10-24 06:53 송고

K리그 클래식 선두 전북 현대가 위기에 처했다. 자타공인 리그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고 그에 어울리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으나 이상하게 일이 꼬이고 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절대적 1강’이라는 다른 팀들의 시기 섞인 평가 속에서 다관왕을 노렸던 전북이다. AFC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해 K리그 클래식 정규 리그와 FA컵 중 최소한 2개 대회는 가져오겠다는 것이 최강희 감독과 선수들의 각오였다. 하지만 이미 2개를 놓쳤다.

전북은 22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의 ‘2014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쓰라린 패배를 당하고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내내 성남을 두드렸으나 마음먹고 잠그고 나왔던 벽을 끝내 뚫지 못했고, 잔인한 승부차기에서 고개를 숙였다. 전북은 작년에도 결승에서 포항에게 승부차기로 지며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최강희 감독은 성남전 이후 “FA컵과는 인연이 아닌가보다”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북이 올 시즌 가장 큰 고비를 맞았다. 26일 수원과의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는 결승 같은 무대가 됐다. 이동국과 김남일(왼쪽부터)의 몫이 중요해졌다. © News1 DB
전북이 올 시즌 가장 큰 고비를 맞았다. 26일 수원과의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는 결승 같은 무대가 됐다. 이동국과 김남일(왼쪽부터)의 몫이 중요해졌다. © News1 DB

이제 전북에게 남아있는 대회는 K리그 클래식 하나뿐이다. 이것은 반드시 지켜야할 고지다. 우승 가능성은 가장 높다. 19승8무5패로 승점 65점을 획득한 전북은 2위 수원(승점 58점)과의 격차를 7점으로 벌리면서 치고 나가고 있다. 점점 전북과 수원의 싸움이 되고 있는 형국인데, 따라서 26일 열리는 수원과의 리그 33라운드 경기는 사실상의 ‘결승전’ 같은 느낌이다.

FA컵 결승 좌절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살리고 진짜 독주 체제를 갖추기 위해 홈에서 열리는 수원전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만약 패한다면, 승점도 좁혀지고 심리적인 압박도 커지게 된다. 그렇다면 강호들끼리의 경기로 구성된 상위 스플릿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큰 경기는 해줘야할 선수들이 해줘야하는 법인데, 이동국과 김남일의 몫이 크다.

골잡이 이동국은 수원전에서 강했던 면모를 이어가야한다. 지금껏 수원과의 경기에서 총 12골을 기록 중이다. 포항 시절에는 1골에 그쳤는데 2009년 전북으로 오면서 이후 11골을 넣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수원전에서도 이동국은 2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동국은 지난 8월 전주에서 열린 수원전에서 전반 22분 선제골, 후반 22분 결승골 홀로 넣으면서 수원전 6경기 연속 무승(2무4패) 징크스를 끊어내는데 앞장섰다. 다시금 ‘수원 킬러’의 면보를 보여주면서 위기 탈출의 선봉장이 되어야한다. 맏형 김남일의 역할도 크다.

김남일은 22일 FA컵 준결승에 출전하지 않았다. 최강희 감독은 아예 엔트리에서 김남일의 이름을 제외시켰다. 다분히 수원전을 대비한 포석이었다. FA컵 준결승만큼 수원전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방증이다. 함께 뛰지 못하고 팀이 지는 것을 지켜봤던 김남일로서는 더 강한 책임감으로 수원전에 임해야한다.

베테랑다운 리더십이 필요한 경기다.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진 상황이고 혹여 또 패하면 어쩌나 불안감에 빠질 수 있는 때다. 평정심을 갖도록 누군가의 컨트롤이 필요한데, 시선은 김남일에게 향한다. 후배들보다 더 많이 뛰어야할 책임도 있다. 성남전에서 전북의 선수들은 연장까지 120분을 소화했다. 멤버가 어느 정도 달라지기는 하겠으나 기본적으로 많이 지쳐있다. 중원의 진공청소기 김남일이 ‘회춘 모드’를 발휘해야한다.

아주 중요한 고비 앞에 선 전북현대다. 이 난관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희망으로 가득했던 2014년이 잊고 싶은 시즌이 될 수도 있다. 김남일과 이동국, 두 형님들이 나서서 꼬인 실타래를 풀어내야 한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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