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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6'가 공짜? LGU+, 편법 보조금 등장하나

(서울=뉴스1) 맹하경 기자 | 2014-10-23 18:54 송고 | 2014-10-23 19:35 최종수정
아이폰6. © AFP=뉴스1 2014.09.28/뉴스1 © News1
아이폰6. © AFP=뉴스1 2014.09.28/뉴스1 © News1


LG유플러스가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으로 70만원에 판매하는 아이폰6를 사실상 '공짜'로 판매하려 준비하고 있어 편법 보조금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3일 LG유플러스는 오는 31일부터 아이폰6를 70만원대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중고폰 보상프로그램 '제로(0)클럽'을 새로 마련해 이를 활용하는 고객은 할부금 없이 아이폰6를 구매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아이폰6에 대한 지원금은 31일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로 클럽은 고객이 휴대폰을 새로 구매할 때 이 휴대폰에 통신사가 제공하는 지원금, 고객이 쓰던 중고폰 가격 보상금, 그리고 새로 사는 신규폰의 18개월 뒤 중고 가격을 미리 할인받는 프로그램이다. 물론 LG유플러스 요금제에 가입해야 하며 신규폰은 18개월 뒤 반납한다는 조건 하에 이뤄진다.

LG유플러스측은 "예를 들어 기존 아이폰5를 사용하던 고객이 아이폰5를 반납하고 LG유플러스를 통해 아이폰6를 구매할 경우, LG유플러스의 아이폰6 지원금과 아이폰5 반납에 따른 보상금을 받게 된다"며 "여기에 아이폰6의 18개월 뒤 중고폰 값도 미리 보상 받아 휴대폰 할부금이 거의 없이 아이폰6를 구매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명확하지 않은 기준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아이폰6의 18개월 뒤 중고폰 시세를 미리 예측해 보상한다는 것이 첫번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아이폰은 중고폰이라도 가격이 많이 떨어지지 않고 어느 정도 중고 시세가 예측 가능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아이폰6의 18개월 뒤 중고 시세'를 계산해보는 중이며 아이폰6가 출시되는 31일 즈음에 이 가격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KT는 이번 LG유플러스의 프로그램과 유사한 '올레 그린폰'을 운영 중이다. 중고폰 상태에 따라 A+, A, B 등 3등급으로 나눠 보상금을 지급하며 고객은 이를 이용해 신규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에 등급 분류 기준이 공개돼 있으며 예상가격도 확인해볼 수 있다.

2012년 12월 국내 출시돼 18개월이 지난 아이폰5의 현재 중고 보상금은 최고 상태인 A+ 등급에서 24만5000원이다. 만약 제로 클럽을 이용해 아이폰5를 반납하고 LG유플러스에서 아이폰6를 사면 LG유플러스의 최대 지원금 11만원을 받는다 해도 차액 45만원 가량이 남는다. LG유플러스의 설명처럼 할부금 거의 없이 구매할 수 있으려면 아이폰6의 18개월 뒤 중고폰 시세가 40만원에 육박해야 하는데 그리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LG유플러스는 당장 31일부터 제로 클럽 운영에 들어간다. 하지만 아직까지 올레 그린폰과 같은 중고폰 보상 가격 시스템을 마련해 두지 않았다. 반납하는 휴대폰의 중고 시세 만큼 보상해 주겠다고 하지만 이에 대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이 대목에서 LG유플러스가 이번 프로그램 이름을 제로 클럽이라고 붙인 의도가 드러난다. 제로 클럽은 LG유플러스 가입 조건으로 아이폰6를 구매하는 고객에겐 할부원금을 0원에 맞추겠다는 의도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고객들이 최대한 저렴하게 구매하는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할부원금을 최대한 제로에 가깝게 맞추려고 하고 있다"며 "제로클럽의 원칙은 무료로 바꿀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우회적인 보조금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며 "18개월 뒤 중고폰이 되었을 때 가격이 얼마일지 모른다는 불명확성과 고객이 반납하는 중고폰의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해 공짜로 휴대폰을 팔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0만원짜리 중고폰을 30만원에 매입하고 지원금 10만원을 실은 뒤 아이폰6의 18개월 뒤 중고가격을 30만원으로 잡겠다는 소리"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로 클럽 의도 자체가 우회적인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말로 들린다"며 "어떻게해서든 가격을 음지에서 조정해 할부원금 0에 맞추겠다는 것인데, 이번 기회에 처음으로 아이폰을 판매하는 LG유플러스가 획기적으로 가입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말했다.

제로 클럽은 아이폰6·6플러스 예약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다. 아직까지 타 제조사 등 관련 업계와 협의가 끝나지 않아서다. 이에 LG유플러스가 단통법 대응책 마련, 아이폰6 시장 선점 등 압박에 밀려 성급한 발표를 내놓은 것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LG유플러스측은 "아직 프로그램 세부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순 있으나 아무런 문제가 없는 프로그램이다"며 "'18개월뒤 아이폰6의 중고가격'을 포함해 기준이 되는 금액, 중고폰 보상기준 등 필요한 사항을 빠짐없이 마련해 혼란을 주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kma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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