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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들 중개보수 개편 '결사 반대'…정부, 제도 개선 강행

관련 공청회 무산, 공인중개사들 "공인중개업계만 죽는다"
정부 "현행 요율 현실과 괴리, 제도 개선 필요"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14-10-23 17:23 송고
공인중개사들이 국토연구원 대강당 단상을 점거하며 23일 열릴 예정이던 중개보수 체계 개편 관련 공청회가 결국 무산됐다/사진=임해중 기자© News1
공인중개사들이 국토연구원 대강당 단상을 점거하며 23일 열릴 예정이던 중개보수 체계 개편 관련 공청회가 결국 무산됐다/사진=임해중 기자© News1


"정부가 공식적인 협의도 없이 중개보수 요율을 일방적으로 책정했어요. 공인중개 업계가 고사 직전인데 현실을 외면한 이같은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장준순 공인중개사협회 부회장)
"의견을 계속 조율할 방침이지만 중개보수 요율이 개편돼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국토교통부 관계자)

부동산 중개보수 요율 개선과 관련된 공청회가 열린 23일. 경기도 평촌 국토연구원 대강당에서는 '중개보수 인하반대' 머리띠를 둘러맨 공인중개사들 100여명이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단상을 점령했다. 이들은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중개보수 개편안이 사실상 수수료율 인하에 해당돼 공인중개 업계를 고사 위기로 내모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확성기 사이렌과 호루라기를 동원한 공인중개사들은 협회와 협의 없이 나온 정부의 중개보수 개편안은 무효라며 공청회 철회를 요구했다. 결국 공청회는 시작 30여분이 지나 무산됐고 국토연구원 대강당은 공인중개사들이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는 성토의 장으로 변했다.

이들이 정부가 내놓은 중개보수 개편안을 반대하는 이유는 고가주택의 범위와 요율이 조정되면 사실상 중개보수 수입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불만에서다.
현재 중개보수는 매매의 경우 △6억원 이상 △2억원 이상, 6억원 미만 △5000만원 이상, 2억원 미만을 기준으로 각각 0.9%, 0.4%, 0.5% 이하 요율 범위에서 협의를 통해 정하고 있다. 임대차 계약 중개보수는 △3억원 이상 △1억원 이상, 3억원 미만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을 기준으로 각각 0.8%, 0.3%, 0.4% 이하의 요율이 적용된다.

정부가 내놓은 중개보수 개편안은 9억원 이상을 고가주택으로 보고 구간별로 각기 다른 요율을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매매의 경우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요율은 현행 제도대로 유지하되 6억원 이상 9억원 이하 구간을 신설해 상한 요율 0.5%를 적용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9억원 이상은 고가 주택으로 보고 현재 6억원 이상 주택에 적용되는 상한요율 0.9%가 그대로 적용된다.

공인중개사들은 정부가 내놓은 중개보수 개편안은 업계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해 평균 공인중개사 20%가 폐업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저하로 이어지는 제도 개선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공인중개사는 "서울에서 거래되는 아파트는 6억원 이상이 많은데 여기에 적용되는 요율을 종전 0.9%에서 0.5%로 낮추면 우리는 뭘 먹고 살라는 말이냐"며 "중개업계 생존권 보호를 위해 요율을 인상해도 모자를 판에 정부가 공인중개사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중개보수 요율 체계가 마련 된지 15년이 넘었기 때문에 현재 집값 수준을 반영한 제도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십수 년 동안 상승한 집값을 감안하면 6억원 이상 아파트를 고가주택으로 규정하고 상한 요율 0.9%를 적용하는 중개보수 체계는 서민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3억원 짜리 아파트를 기준으로 임대차 계약 중개보수는 240만원(상한요율 0.8%), 매매계약 중개보수는 120만원(상한요율 0.4%)을 지불해야하는 모순이 발생해 이에 대한 해법 마련도 필요하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계자 의견을 계속 수렴하겠지만 공청회를 개최하지 않아도 제도를 개선하는데 법리·절차상 문제는 없다"며 "시·도조례 개정을 감안하면 내년 초부터 개편안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공인중개업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중개보수 제도 개선을 강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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