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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공자 모십니다" 정보유출, 금융권 채용공식도 바꿨다

정보보호 중요성 강조되며 이공계 우대 현상 뚜렷
금융공기업 취업, 충분한 사전 지식과 시사상식 중요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송기영 기자 | 2014-10-22 21:56 송고 | 2014-10-23 10:38 최종수정
9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호텔월드 월드점에서 열린 2014 정보보호 인력채용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취업 정보가 안내된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14.7.9/뉴스1 © News1
9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호텔월드 월드점에서 열린 2014 정보보호 인력채용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취업 정보가 안내된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14.7.9/뉴스1 © News1


하반기 금융권 취업에는 IT분야나 이공계 출신의 채용우대가 눈에 띈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개인정보보호가 강화되면서 그동안 등한시 됐던 IT부분에 대한 금융사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채용규모를 줄이는 회사들의 경우도 IT분야 인력 채용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채용규모 면에서는 저금리·저성장 현실을 감안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거나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대폭 축소한 금융사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채용담당자들은 해당 기업에 대한 충분한 사전 지식과 더불어 최근 시사에 대한 높은 이해도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권, 스펙 초월...정보보호에 IT·이공계열 우대

올해 은행들의 채용 모토는 '스펙 초월'이다. 이를 위해 은행들은 지원자의 스펙을 공개하지 않고 면접을 진행하는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금융권 채용 중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 바로 이공계 선호현상이다. 22일 그룹사 채용 서류 접수를 마감한 하나금융그룹은 채용 공고에 '전공 무관'을 명시했지만 분야별 세부적인 우대 조건을 보면 대부분 이공계 및 금융 관련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하고 있다.

앞서 하반기 채용을 마친 국민은행은 '이공계 전공자'를 우대하기로 했고, 우리은행 역시 '정보기술(IT) 관련 전공자와 프로그래밍언어 능통자' 우대를 명시했다. 최근 기술금융과 정보보안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금융권에도 이공계 선호현상이 짙어진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공계 출신이라고 특별한 가산점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 분야가 뚜렷한 지원자를 선호하는 것은 맞다"며 "최근 들어 공채 신입사원을 보면 이공계 출신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보보호 뿐만 아니라 신 사업을 위한 IT분야 인력보충도 늘고 있다. 현재 40여명 규모의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에 있는 신한카드는 빅데이터 사업을 위해 통계와 전산 분야 전공자를 모집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또 현재 추진 중인 모바일 사업과 내년에 계획하고 있는 단기렌터카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분야의 인력 비중을 하반기 채용에서 늘릴 계획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빅데이터 사업과 신사업 차원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인력을 중심으로 채용하다보니 전체 채용인력 중 3분의 2 정도가 IT 등 이공계 전공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사 채용 변화...소규모·인턴제 도입

금융권 취업의 또다른 패러다임 변화는 채용규모에서 읽을 수 있다. 현재 금융권의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과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대부분의 회사들이 채용계획을 미루는가 하면 채용하더라도 소규모 채용에 그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 상반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보험업계 역시 채용규모를 대폭 줄였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그룹 채용절차에 따라 내년도 대졸 신입채용전형이 진행 중에 있다. 삼성금융계열사는 구체적인 채용인원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올 상반기 1000여명의 희망퇴직을 진행한 터라 대규모 채용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화생명의 경우 신입 공채를 없애고 올초에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하는 '인턴제'를 도입해 9명을 채용했다. 지난해 공채로 120여명을 채용했던 것에 비하면 10분의 1도 안되는 규모다.

또 한화생명은 신입 공채에서 통과의례로 진행해 왔던 인적성 검사를 없애고 대신 채용전제형 인턴사원 채용방식을 통해 회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역전문가 프로그램, 글로벌 탤런트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는 적극적인 인재를 선별할 계획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미 상반기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했기 때문에 신입공채를 따로 진행하지 않았다"며 "인턴제에 따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 채용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밖에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해에 채용을 하지 않고 2년 만에 신입 채용에 나섰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수준과 비슷한 30~40명의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에 있으며, 올해 업황이 어려웠던 증권가에서는 전체 채용규모가 200여명이 채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담당자가 밝히는 취업 노하우...'시사정보는 필수'

어려운 취업문 뚫기 속에서도 길은 있다. 채용담당자의 조언은 취업문을 뚫기 위한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지난 18일 한국은행·금융감독원·KDB산업은행·수출입은행·예금보험공사·한국거래소 등 금융기관의 신입직원 공채 필기시험이 진행됐다. 이른바 '금융 A매치 데이'다.

일반적으로 금융공기업은 필기시험과 논술이 합격의 최대 관문으로 통한다. 면접 점수가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경우 향후 국회 국정감사 중에 특혜 논란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금융공기업 채용 담당자들은 해당 기업에 대한 충분한 사진 지식과 더불어 최근 시사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면접은 자기소개, 개인 프레젠테이션, 집단 토론 등으로 진행된다.

금융관련 자격증 소지자, 각종 경시대회 수상자, 영어 능통자를 기본적으로 우대한다. 다만 자격증이 여러개 있을 경우 가장 유리한 것만 인정하기 때문에 자격증이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금융공기업도 최근 개인정보 보호 강화와 기술금융 확대 추세와 맞물려 IT 전공 출신도 채용에 유리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면접은 주로 조직에 대한 이해도와 일에 대한 열정을 심도있게 본다"며 "평소 신문을 정독하고 시사 현안를 꿰뚫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boaz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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