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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승마 前국가대표, 한화건설서 경영수업 받는 까닭은

김승연 회장, 삼형제 경영수업 직접 챙기려는 의도
그룹 지배력 취약…경영권 승계 시나리오는?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장은지 기자 | 2014-10-24 07:20 송고 | 2014-10-24 10:24 최종수정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막내인 김동선씨 ©News1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막내인 김동선씨 ©News1


한화건설 매니저로 입사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막내인 김동선씨가 최근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으로 파견됐다. 이로써 김 회장의 세 아들 모두 그룹과 계열사에 입사해 후계수업을 받게 됐다. 장남인 김동관씨는 현재 한화솔라원에서 태양광 사업의 중국시장 개척을 담당하는 영업실장을 맡고 있다. 올해 초 한화첨단소재에 입사한 차남 김동원씨는 그룹 디지털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건설과 태양광, IT는 한화그룹이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분야다. 비스마야 프로젝트 역시 사업비만 80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경영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김 회장이 막내 동선씨를 이라크로 보낸 것은 삼형제에 대한 경영수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화건설 통해 경영수업 직접 챙겨…이라크 사업 오너 일가 '진두지휘' 효과도
22일 한화건설에 따르면 김 회장의 막내아들인 김동선 매니저는 지난 15일 이라크 현장으로 파견근무를 떠났다. 김 매니저는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 등 중동에 위치한 한화건설 현장을 돌며 경영수업을 받을 예정이다.

한화건설의 지분 100%는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가 보유하고 있다. 한화의 최대주주는 지분 22.65%를 보유한 김 회장이다. 한화건설이 현재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지분 보유 현황을 살펴봤을 때 김 회장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 회장이 경영복귀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김 매니저를 한화건설 현장으로 파견한 것은 경영공백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는 계열사를 통해 아들을 직접 훈련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또 김 회장이 애착을 가지고 있는 시장인 이라크에 김 매니저를 앉혀놓으면 경영에 복귀했을 때 비스마야 프로젝트와 관련된 추가사업을 오너 일가가 진두지휘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김 매니저가 그룹의 알짜 계열사인 한화건설에서 경영수업을 밟기 시작하자 일각에서는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평가해 후계구도 밑그림을 그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같은 해석에 대해 재계 관계자들은 아직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된 것이 아닌데다 삼형제가 경영수업에 돌입한지도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확대해석은 금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그룹 창업주인 고(故) 김종희 회장이 장남인 김승연 회장을 중심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을 진행한 바 있어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이 기업 총수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장남인 김 실장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보이고 있고 부친 공백 이후 김 실장이 그룹 내부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 총수는 장남이 IT사업은 차남이 건설부문은 막내가 맡는 구조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영권 승계 한화S&C가 핵심…합병·현물출자 등 거론
이같은 후계구도 밑그림은 경영권의 안정적인 승계를 위한 열쇠에 해당되는 한화S&C 지분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현재 김 회장의 삼형제가 경영수업을 받고 있지만 이들은 아직까지 그룹 지주사인 한화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한화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최대주주는 22.65%의 지분을 가진 김승연 회장이다. 하지만 김동관 영업실장은 4.44%의 지분만을 보유하고 있고 김동원 그룹 디지털팀장과 김동선 매니저의 지분율은 각각 1.67% 수준에 불과하다.

삼형제 입장에서는 지주사인 한화의 지분을 확보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방법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할 수 있는 길이다. 그룹의 지배구조가 한화를 통해 한화생명보험,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형태를 띠고 있어서다.

결국 삼형제가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키우려면 이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S&C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인 한화S&C 지분은 장남인 김동관 영업실장이 50%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형제가 각각 25%의 지분을 나눠가지고 있다. 자녀 서열순으로 지분율이 수직 계열화돼 한화S&C를 이용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키워 나가면 장남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구조인 셈이다.

재계는 한화S&C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삼형제가 장기적으로 그룹 지주사인 한화와의 합병을 추진하고 이에 따른 대가로 한화 주식을 확보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삼형제에서 한화 합병회사, 그룹 계열사로 연결되는 지배구조가 구축되기 때문이다. 이들 형제가 보유하고 있는 한화S&C 지분을 팔아 한화 지분 매입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하거나 한화S&C 지분과 한화 신주를 교환하는 현물출자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건은 한화S&C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그룹 계열사의 일감을 도맡아 몸집을 키우는 방법이 효과적이지만 해당 회사가 공정거래법에 규정된 일감 몰아주기 규제법 대상에 포함돼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총수가 있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서 오너 일가가 지분 30%(비상장사 20%)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면 과징금을 물릴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계열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또는 연간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에 제재 대상이며 한화S&C가 이에 해당된다.

이 관계자는 "아직 김승연 회장이 건재하고 삼형제의 경영수업도 이제 시작됐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를 위해 한화S&C를 한화와 합병하거나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은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 추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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