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식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왼쪽부터),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권혁수 대한석탄공사 사장, 변종립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한국지역난방공사, 대한석탄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4.10.2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21일 한국광물자원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이명박정부 시절부터 계속된 해외자원외교 실패를 지적하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광물자원공사 해외자원외교 실패 집중 질타

추미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감에서 "광물자원공사는 인도네시아 카푸아스에서 유연탄 개발사업을 진행하며 2011년 9월부터 올 6월까지 320억1000만원을 지급했다"며 "그러나 카푸아스 탄광의 순자산 가치는 266억1800만원에 불과해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53억9200여만원이 증발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공사측 카푸아스 탄광 지분 24.9%(292억원)의 매도자인 PGWC(페이퍼컴퍼니)가 산림훼손 허가 문제를 계약기간인 올해 6월까지 해결하지 못해 공사는 PGWC에 허가취득기간 연장 불가를 통보하고 내부적으로 지분 환매를 결정했다. 

추 의원은 "문제는 투자금 회수인데 광물공사는 이미 받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소송까지 대비 중"이라며 "자칫 320억원을 날릴 판인데 공사는 한매, 회수는 못하더라도 광업권은 갖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같은 당 오영식 의원도 "공사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블락플라츠(Vlakplaats) 유연탄광 개발사업에 지분을 투자했다가 투자 원금 187억원 중 176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며 "지난해 이를 전액 손실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 의원은 "공사는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중대 하자가 발생할 경우 등에 대비한 안전장치 없이 본계약을 급히 체결하고 이사회에 탄질 수치를 과장 보고해 투자 승인을 받았다"며 "블락플라츠 지역은 남아공의 2008년 습지법에 따라 탄광개발이 가능한 지역이 절반도 채 되지 않는데 공사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 역시 인지하지 못했다"고 쏘아 붙였다.

부좌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광물자원공사가 멕시코 볼레오 동광개발 사업 관련 컨소시엄사인 SK, 현대하이스코, 일진 등이 미납한 4200만달러(420억원)을 대납하고 지분을 인수했다"며 "광물공사는 (볼레오 사업의) 경제성이 없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추가 투자를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전순옥 의원도 "공사가 추진 중인 해외자원개발 6건의 사업이 현지 주민들이 제기한 환경파괴, 수질오염, 산림훼손 등으로 환경영향평가 승인이 거부될 위기에 처했다"며 "이 때문에 4500억원의 투자금 회수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이 같은 지적은 여당에서도 쏟아졌다.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은 "광물공사의 해외자원개발사업이 2008년 이후 본격화해 누적투자액이 2007년 2478억원에서 지난해 3조5997억원으로 14.5배나 뛰었다"며 "문제는 회수금이 3367억원에 불과한데 공사가 단기간 외적 성장에 치중해 질적 성장이 미흡한 게 아닌가"라고 몰아 세웠다.

같은 당 이진복 의원도 2조원 가량 손실 위기에 처한 멕시코 볼레오 동광사업과 관련 "2조원 투자는 애초 간 큰 투자였다. 지금 팔수도 없어 지켜봐야 하지만 수익성이 8500억원에서 6500억원으로 떨어졌다"며 "자원이라는 것이 가격 변동 변수가 있긴 하나 감사원의 (부적절한 사업이라는) 지적이 맞고 이사회의 (경제성 왜곡에 대한) 징계 처분도 옳았다"고 비판했다.

여야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고정식 광물자원공사 사장은 "의원들의 지적사항에 대해 현재 공사도 동일하게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며 "충분히 거쳐야할 검토를 진행하지 않고 성급하게 투자를 결정한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시정할 부분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광산재해 지속 증가…"안전 대책 마련해야"

이날 국감에서는 광산재해에 따른 사상자 발생과 관련, 안전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백재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10년간 광산재해로 인한 사상자가 533명인데 이중 사망자가 56명에 달해 광산 근로자에 대한 안전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2005년부터 올 6월까지 광산사고로 사망 56명, 중상 236명, 경상 241명 등 사상자가 발생했다. 특히 2006년 43명이던 사상자는 2007년 85명으로 급증한 이후 2008년 59명, 2009년 64명, 2010년 57명, 2011년 48명, 2012년 60명, 2013년 57명으로 파악됐다. 재해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낙반·붕락 185명, 운반 129명, 추락·전도·전석 66명 등 순으로 나타났다.

백 의원은 "석탄산업 합리화에 따라 1988년 6만2000명에 달하던 근로자수가 지난해 2446명으로 감소했다"며 "그런데도 사상자가 줄지 않는 것은 장비가 낡아 노후화되고 작업환경이 열악해진데다가 탄광근로자들이 고령화된 탓"이라고 지적했다.

부좌현 의원도 석탄공사를 향해 "공사가 운영 중인 탄광(장성, 도계, 화순)에서 최근 5년간 사망 10명, 부상 120명의 인명사고가 났다"며 "1백만톤당 재해인원수는 2010년 26.5명에서 2012년 47.3명, 지난해 44.2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비판했다.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석탄공사의 광산재해의 경우 2004~2013년 평균 사고건수는 19건이었으나 최근 3년간 평균은 31건으로 높은 비율로 증가하고 있다"며 "석탄공사의 안전관리나 예방을 위한 예산은 지난해보다 37% 줄어 안전불감증이 팽배해 있다"고 질책했다.

김동완 새누리당 의원은 석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를 근거로 "2011~2013년 탄광재해로 인한 피해자가 103명"이라며 "이중 3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1999년 이후 탄광안전교육이 법정 의무교육에서 자율교육으로 전환돼 안전교육이 효율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것이 한 원인"이라며 "안전대책 강화는 물론 의무교육을 법정교육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국감에서는 강원랜드의 상습적인 해외 원정도박이 공금횡령 등 2차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20개월간 면직 12명, 정직 18명 등 76명이 각종 비위로 징계를 받았다"며 "(강원랜드의) 감사 내용을 보면 비리백화점 수준인데 사장 등 경영진 공석이 8개월째 이어지니 대책을 세울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또 부좌현 의원 등은 에너지관리공단을 향해 "2009년 이전 설치돼 수명이 다한 태양광 모듈이 90% 이상 재활용이 가능한데도 현재 일반 매립장에 매립되거나 방치돼 소중한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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