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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족스프린터' 피스토리우스, 여친 과실치사 징역 5년형(상보)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2014-10-21 19:11 송고 | 2014-10-21 21:06 최종수정
21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 프리토리아 북가우텡 고등법원에 출석한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굳은 표정으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있다.© AFP=뉴스1
21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 프리토리아 북가우텡 고등법원에 출석한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굳은 표정으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있다.© AFP=뉴스1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7)가 21일(현지시간) 과실치사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재판장인 프리토리아 북가우텡 고등법원의 토코질레 마시파 판사는 이날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징역 5년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마시파 판사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피스토리우스가 교도소에서 특별한 고통을 받을 수 있다는 피고 측의 주장에 대해 응징과 억제, 갱생 사이의 균형점을 찾으려 했다며 형량 산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가난하고 사회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과 부자이며 유명한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법률이 적용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일 것"이라며 "피고가 취약한 부분이 있지만 또한 훌륭한 대처 기술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범행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화장실은 매우 좁은 방이기 때문에 문 뒤에 있던 사람이 도망갈 공간은 없는 상태였다"며 "그럼에도 장전된 살인무기를 한 발도 아닌 4발이나 문을 향해 발사한 것은 '중과실'"이라고 판시했다.
한편 피스토리우스는 불법 총기 소지 혐의에 대해서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 도중 구토를 하거나 눈물을 흘리는 등 감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피스토리우스는 이날 판결이 내려지자 이를 꽉 물고 이마에 핏줄을 세운 모습이 중계방송 화면에 잡혔다.

앞서 징역 10년형을 구형했던 게리 넬 검사는 "이번 판결은 충격적일 정도로 부적절하다"며 "많은 남아공 주민들이 사법체계를 불신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택연금과 사회봉사를 요청했던 피고 측 변호인단도 피스토리우스의 신체적 문제를 고려할 때 형량이 과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마시파 판사는 지난달 11일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사건 당시의 정황이 '합리적인 의심(reasonable doubt)'을 넘어서서 피스토리우스에게 살인 의도가 있었음을 나타내지는 못한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피스토리우스는 발렌타인데이인 지난해 2월 14일 남아공 프리토리아 동부 실버우드컨트리 자택에서 스틴캄프를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당시 스틴캄프를 집에 침입한 강도로 착각해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바람에 총을 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아울러 불안장애를 호소하며 정신과 감정을 의뢰했지만 면책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스틴캄프가 살해되기 한 달 전인 올해 1월 한 레스토랑에서 총기를 가지고 있다가 오발하는 사건을 일으켜 평소 폭력성이 있는 인물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양다리의 종아리뼈가 없는 상태로 태어나서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장애를 겪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탄소섬유로 된 'ㄴ'자 모양의 보철을 다리에 달고 운동을 시작, 일반인 못지않은 단거리 육상 실력을 선보이며 인간승리의 모범 사례로 자리 잡았다.

2004년 아테네 장애인올림픽 육상 남자 100m T44(절단 및 기타장애) 금메달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2012년 런던 장애인 올림픽 등에서 메달을 따며 '블레이드 러너' 열풍을 일으킨 바 있다. 2012년에는 장애인올림픽 뿐 아니라 남아공 런던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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