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할 일 많은 친구인데…" 판교사고 안전관리 실무자 빈소

유가족은 침묵…"나중에 말 할 기회 있을 것"

(서울=뉴스1) 오경묵 기자 | 2014-10-20 15:25 송고
20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전광판에 판교테크노밸리축제 환풍구 추락사고 참사와 관련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행사 실무 담당자인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오모(37) 과장의 빈소를 알리는 글귀가 나오고 있다. 2014.10.20/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20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전광판에 판교테크노밸리축제 환풍구 추락사고 참사와 관련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행사 실무 담당자인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오모(37) 과장의 빈소를 알리는 글귀가 나오고 있다. 2014.10.20/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판교테크노밸리축제 환풍구 붕괴사고 이후 경찰조사를 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오모(37) 과장의 빈소가 차려진 곳이다. 오 과장은 판교테크노밸리 축제의 안전계획을 기안했다.


평일 오후임에도 빈소는 조문객들로 가득했지만 예상치 못한 이별에 적막감만 흘렀다.


친구인 이모(37)씨는 "강한 책임감에 대쪽 같은 성격으로 따르는 친구들이 많았다"며 "할 일이 많은 친구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유가족들은 말을 아꼈다. 예상치 못한 슬픔으로 인한 충격으로 외부인을 만나고 싶지 않다는 뜻을 지인을 통해 밝혔다. 이 지인은 "유가족들이 비통해 하고 있다"며 "나중에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 과장은 아내와 두 딸, 부모 등을 남기고 세상을 등졌다. 사고 직후인 18일 오전 2시부터 3시20분쯤까지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고 이후 오전 4시쯤 사무실로 돌아온 뒤 비상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가 투신했다.


오 과장은 투신 직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는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했다"며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사고로 죽은 이들에게 죄송하다. 진정성은 알아주셨으면 한다"는 글을 남겼다. 또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도 했다.


조문객들은 오 과장이 평소 꼼꼼한 성격이라 사고 책임에 대한 무게감을 이기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사고가 나자 당황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한 조문객은 "오 과장이 가족들을 남겨두고 이런 선택을 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며 "사고에 대한 자책감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친구라고만 밝힌 또 다른 조문객은 "가만히 있었어도 돌 던지는 사람 하나 없었을 텐데 이렇게 떠나가서 너무 원망스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 과장의 발인은 21일 오전 5시로 예정돼 있다.




notepad@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