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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이 휴대폰값 올렸다고? 20만원대 스마트폰 왜 안팔리나

소비심리 엇박자…"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최신 고가 스마트폰 보조금뿐"

(서울=뉴스1) 맹하경 기자 | 2014-10-21 19:43 송고
지난달 30일 국내 시장에 상륙한 중국 휴대폰 제조사 화웨이의 스마트폰 'X3' © News1
지난달 30일 국내 시장에 상륙한 중국 휴대폰 제조사 화웨이의 스마트폰 'X3' © News1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휴대폰 구입비용이 높아졌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지만, '갤럭시노트4'보다 60만원 가량 저렴한 외산폰도 잘 팔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통법을 계기로 저가 휴대폰들이 대거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구매성향은 여전히 고가폰에 집중되면서 이같은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는 지난달 30일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X3'를 국내 시판하기 시작했다. X3는 국산 스마트폰에 비해 성능이나 기능면에서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한 편이다. 이에 미디어로그는 단통법 시행으로 고가폰에 실리는 보조금이 낮아질 것으로 보고, 중저가 외산폰으로 이 틈새를 파고들겠다는 전략으로 'X3'를 선택한 것이다.

출고가 52만8000원인 화웨이 'X3'는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4.4 킷캣'을 기반으로 하며, 광대역 LTE-A용이다. 5인치 디스플레이와 3기가바이트(GB) 메모리 그리고 3000암페어(mAh) 배터리를 갖췄다. 미디어로그는 월 5만원대 요금제 가입 조건으로 28만5000원을 지원하므로 24만3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통사의 지원금을 받아도 80만원대에 구입해야 하는 '갤럭시노트4'나 'G3 Cat.6'에 비하면 월등히 저렴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화웨이의 'X3'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2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KTOA)에 따르면 미디어로그는 단통법이 시행되기전 9월 11일~30일 3주간 총 1만9103건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해 하루평균 955건을 기록했다. 단통법 시행에 맞춰 화웨이 'X3'를 시판했던 이달 1일~17일까지 3주간 미디어로그는 3354건의 번호이동 가입자 모았다. 번호이동건수가 하루평균 197건으로, 단통법 이전에 비해 80% 가까이 급감했다. 이는 9월에 하루평균 1만7000건에 달했던 이통3사의 번호이동건수가 단통법이 시행된 10월들어 1만1000건으로 줄어든 것보다 감소폭이 훨씬 크다.

미디어로그 관계자는 "단통법이 시행되면 저가의 X3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론 악화와 더불어 소비심리가 워낙 위축돼 타격을 입고 있다"며 "이미 소비자들이 가입 자체에 등을 돌리는 분위기라 X3에 기대했던 호응을 아직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단통법은 외산폰 등 휴대폰 종류, 번호이동·기기변경 등 가입유형 등에 따르는 이용자 차별을 없애고자 했기 때문에 1대당 지급되는 보조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소비자는 고가의 휴대폰에 지급되던 보조금이 줄어드는 것을 가장 크게 체감하고 이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하루하루 보조금 가격이 바뀌면서 최신 스마트폰에도 100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지급되기도 했었다"며 "이는 분명 법정 상한선을 넘어서는 불법 보조금이지만 이를 기억하는 소비자들은 현재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4 등에 실리는 보조금만 보고 너무 적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단통법이 안착하려면 과거 불법적인 스팟성 보조금이 모든 가입자에게 고루 퍼진다는 법의 취지가 시장에서 공감받아야 한다"며 "아직까지 시행 초기라 이 부분이 부족해 소비자가 최신 스마트폰에 원하는 보조금과 법의 취지가 서로 엇박자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화된 시장 상황에 대한 이해와 함께 관련 업계의 보다 현실적인 통신비 인하 방안이 뒷따르기 전까지는 이통 시장의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hkma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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