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 남자농구 결승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농구대표의 김주성과 문태종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14.10.3/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
39세. 한국나이로 마흔살의 문태종이 결승전에서 나이를 잊은 활약으로 '조국'에 값진 금메달을 선사했다.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 농구 대표팀은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에서 이란에 79-77로 역전승, 12년만에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역전득점을 넣은 김종규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지만, 사실 3쿼터까지 한국이 이란과 비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문태종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1쿼터 중반 교체로 투입된 문태종은 들어가자마자 3점슛을 꽂아넣는 등 연속 5득점을 올리며 한국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체력저하에 따른 수비 문제로 많은 시간을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코트에 있는동안 만큼은 '만점활약'을 펼쳤다. 2, 3쿼터 공격의 흐름이 원할하지 않을 때 한국의 '제 1옵션'은 문태종이었다.김종규의 3점 플레이로 역전에 성공한 4쿼터 막판, 이란의 파울작전이 펼쳐질 때도 한국의 유재학 감독이 찾은 선수는 문태종이었다. 한국은 가장 안정적인 슈터 문태종에게 중요한 자유투를 맡겼고, 문태종은 4개 중 3개를 성공시켜 팀의 승리를 지켰다.
문태종은 이날 3점슛 3개를 포함해 팀 내 최다 19득점을 올렸다. 수비에서도 39세의 나이를 무색케하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수비조직력에 보탬이 됐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문태종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동료들과 함께 승리를 자축했다.
지난 2011년 한국으로 귀화하며 KBL에서 뛴 문태종은 늘상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 뛰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인'이 된지 3년째, 문태종은 그 꿈을 이뤘고, 농구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게 됐다.
농구월드컵에서 경기 도중 왼팔 부상을 당했지만 부상 투혼을 발휘할 정도로 '태극마크'에 대한 애착이 컸다.
그는 "특히 한국을 대표해서 뛰는 것이 영광"이라며 "어머니 가족들 뿐 아니라 아버지 가족이 있는 미국에서도 내가 농구월드컵에서 뛰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신다"며 태극마크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고 싶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던 문태종. 그는 불혹의 나이에 '국가대표 금메달'의 오랜 소망을 이뤘다. 그것도 팀 내 없어선 안될 '핵심선수'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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