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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AG] 심판으로 변신한 이봉주 "지금도 뛰고 싶네요"

퇴보하는 한국 마라톤에는 안타까움 마음 전해

(인천=뉴스1) 이재상 기자 | 2014-10-01 12:23 송고 | 2014-10-01 12:27 최종수정
이봉주 대한육상경기연맹 홍보이사가 1일 인천 송도센트럴파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News1
이봉주 대한육상경기연맹 홍보이사가 1일 인천 송도센트럴파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News1

남자 경보 50㎞ 경기가 열린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그곳에서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 바로 심판으로 변신한 한국 마라톤의 간판 이봉주(44) 대한육상경기연맹 홍보이사였다.

이봉주 이사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육상의 도로경기 종목 심판으로 변신했다. 그는 남녀 경보와 마라톤 종목에서 선수끼리 신체 접촉이 있거나 코스를 이탈하는 지를 살핀다. 또 경보의 경우에는 걸음과 스텝 규정 등을 위반하는 지를 점검한다.

이날도 예리한 눈매로 선수들의 보폭들을 살피던 이봉주 이사는 심판을 맡게 된 느낌을 묻자 "쑥스럽다"고 손을 내저었다. 이어 "느낌이 남다르다. 얼마 전까지 선수였는데 이제 역할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후배들을 지켜보는 그의 마음은 남다르다. 이봉주 이사는 "마음 같아선 다시 뛰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웃었다.

이봉주 이사는 한국 마라톤의 '전설'로 꼽힌다. 이봉주 이사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1998 방콕 대회와 2002 부산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2000년에는 2시간7분20초의 한국 신기록을 수립한 것도 이봉주였다. 2009년 은퇴한 그는 현재 연맹 홍보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선수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예전 선수 시절을 회상한 이봉주 이사는 "2002 부산 아시안게임만 해도 정말 대단했다. 당시 부산 시민들이 다 나와서 열렬히 응원해 주셨다"고 미소 지었다.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던 그는 한국 마라톤의 부진에 대한 말이 나오자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이 이사는 "세계 기록은 2시간2분대를 기록하고 있는데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한국 마라톤은 뒷걸음치고 있는 것 같아 선배로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봉주 이사가 2000년 세운 기록과 달리 최근 한국 마라톤은 2시간10분 벽도 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반면 데니스 키메토(케냐)는 지난달 28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BMW 베를린 마라톤 대회에서 42.195㎞를 2시간2분57초에 끊으며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한국 마라톤의 부진에 대해 "딱 꼬집어 얘기할 순 없지만 훈련 등에 임하는 자세들이 이전과 많이 다른 것 같다. 마라톤은 정말 많은 훈련양을 소화해야 한다. 요새 감독, 코치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전만큼 많은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봉주 이사는 "마라톤 훈련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라며 "나머지는 자기 스스로 찾아서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봉주 이사는 아쉬움 속에서도 한국 마라톤의 희망을 찾았다. "요새 선수들은 신체 조건도 좋다. 과학을 접목한 훈련 시스템들도 잘 돼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잘 맞아 떨어진다면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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