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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경기도의회 의장, 의정부 택시기사 변신

‘민생 속으로’ 뛰어든 김경호 전 의장

(의정부=뉴스1) 이상휼 기자 | 2014-09-30 16:11 송고 | 2014-09-30 16:35 최종수정
택시기사로 전업한 김경호 전 경기도의회 의장 © News1
택시기사로 전업한 김경호 전 경기도의회 의장 © News1

손님을 싣고 의정부시내를 누비는 택시기사 김경호씨는 전직 경기도의회 의장이다.

도의회를 떠난 그는 8월26일부터 광의운수 소속 택시기사로 전업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공천의 쓴 기억을 뒤로 하고 45일간 택시기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거쳐 도전했다.

보기보다 더 만만찮은 직업이다. 그는 의정부시내 시장통, 유흥가에서 손님 쟁탈전을 벌이지만 신참 기사로서 번번이 끼어들기 실패의 쓴맛을 보고 있다. 때론 시계를 훌쩍 뛰어넘어 고양시 일산, 파주, 양주, 동두천, 남양주, 구리, 서울 등으로 장거리를 뛰기도 한다.

밤낮을 오가며 도시의 두 얼굴을 생생하게 목격한다. 취객을 만나기도 하고 정치인 김경호를 알아보는 손님을 모실 때도 있다. 이 모두가 또 다른 배움의 과정이라고 그는 말한다.

택시 운전대를 잡은 지 한달을 갓 넘긴 그는 지금까지 135만원을 벌었다. 여기서 세금 등을 떼면 120만원이 수중에 들어온다.

하루 2교대로 5일은 밤에 자고, 5일은 낮에 자면서 몽롱한 상태로 매일 12시간 노동한 대가 치고는 야박하다. 민생, 어려운 화두를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어려운 서민 경기를 몸소 체험하니 정신이 번쩍 뜨입니다. 앞으로 제가 도전해 나가야 할 일들을 차곡차곡 되짚어 보고 있어요."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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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달 전까지 도의회 의장을 지낸 정치인 김경호이자, 현직 김 기사는 고된 노동을 기쁘게 감내하고 있다며 여전히 열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택시운전이 익숙해지면서 사납금 걱정 때문에 승객을 1명이라도 더 태우려는 욕심이 생겨 운전이 거칠어지기도 했다"며 "과욕을 절제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도 운전대를 통해 수양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동료 택시기사들이 새벽일을 마치고 신입 환영회도 열어줬다. 새벽 5시에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서 노동의 행복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소회했다.

새 하루가 밝아오면 그는 지방자치행정에 대해 공부한다. 매주 남양주시에 있는 경복대로 강의를 나가기 때문이다.

김 기사는 "하루 운행거리가 220~320㎞인 것을 보면 분명 열심히 하고는 있는데 속 빈 강정처럼 느껴진다"고 털어놓은 뒤 "그래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행복할 수 있음을 알게 되는 소중한 시간들"이라고 밝혔다.

동료 택시기사는 "김문수 지사가 '스페어 택시기사'라면, 김 기사는 우리들과 함께 땀흘리는 진짜 생계형 택시드라이버"라며 "김 기사와 계속 함께 일하고 싶지만 이러한 경험을 소중히 여겨 큰뜻을 펼치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경호 전 경기도의원(새정치민주연합·의정부2)은 1960년 의정부 출생으로 시의회 2·3·4대 의원을 지냈으며 제8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부의장, 후반기 의장을 역임했다.




daidal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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