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기자의 눈]'질소과자'와 '과자보트'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14-09-29 15:04 송고 | 2014-09-29 16:21 최종수정
장도민 산업2부 기자 © News1
'질소과자'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국내 제과업체들의 과대 포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비난 여론이 확산되면서 제과업체들은 연일 여론과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결국 전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의미있는' 시위까지 등장했다. 일부 대학생들이 질소가 가득 찬 새 과자들을 엮어 보트를 만든 뒤 한강을 건너는데 성공한 것이다.
더불어 일각에선 국산 과자를 두고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며 수입과자 전문점들이 고스란히 수혜를 받고 있다. 실제 수입산 과자의 점유율도 소폭이긴하나 상승세를 보이고 이유도 이같은 결과다.

최근 한 방송사에서는 해외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과자와 동일한 내수용 과자의 성분을 분석해 소비자들의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일본 수출용에는 '카카오버터'를 사용하고 국내용에는 '식물성 유지'를 첨가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또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명 국산 과자가 국내 판매용 제품보다 양이 많은 사실도 널리 알려졌다.

이렇듯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지만 국내 제과업체들은 '꼿꼿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여전히 과자가 운반·유통·보관 중 부스러져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질소를 많이 넣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국내 시장보다 더 복잡하고 긴 유통과정을 거치는 수출제품에 과자를 보호하는 질소가 덜 들어갔다는 말인데 이 말에는 모순이 있다.

더 자세히 문의할 수록 질소를 넣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과대포장이 소비자들을 화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제조원가나 유통비용 등을 운운하며 질소의 필요성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해명할 뿐이다. 또한 해외시장으로 수출하는 동일한 제품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내용물에 대해서도 '마케팅 전략'이라는 핑계를 댄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제과업체 임원은 "국산 과자의 인지도가 낮은 만큼 이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낮은 가격과 많은 양으로 승부하는게 당연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며 "한 방송사의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구설수에 오른 크라운해태의 '맛동산'의 경우에는 유통기한이 가까워져 값을 낮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명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하루가 멀다하고 질소과자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보니 소비자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온 듯하다.

아직은 국산 과자에 적응해버린 입맛 탓에 소비자들도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 제2, 제3의 과자보트가 등장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더 늦기 전에 '얄팍한' 포장전략이 바뀌어야한다.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다.


jdm@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