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정몽구 현대車회장 제2롯데 능가 '마천루' 꿈, 이번엔 이룰까?

뚝섬 개발 무산 후 절치부심…정 회장 8년 '恨' 풀었다
100층 이상 이론적으로 가능, 비좁은 한전 땅 초고층이 답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류종은 기자 | 2014-09-21 17:17 송고 | 2014-09-22 15:57 최종수정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9일 터키공장을 방문하고 현지 임직원과 가족들을 격려하고 있다/제공=현대차그룹© News1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9일 터키공장을 방문하고 현지 임직원과 가족들을 격려하고 있다/제공=현대차그룹© News1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한전 부지 매입에만 10조5500억원을 쏟아 붓기로 결정하자 재계 안팎에서는 정 회장이 파격적인 베팅에 나선 배경에는 초고층 빌딩 건립에 대한 애착이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평소 세계 완성차 5위 업체 위상에 걸맞은 번듯한 신사옥을 짓길 원하던 정 회장이 뚝섬 부지 개발이 백지화되며 무산된 초고층 빌딩 건립에 대한 한을 풀고자 한전 부지 인수에 최대금액을 베팅했다는 것이다.

세부개발 계획 수립과 관련된 서울시와의 협의가 남아있지만 이 땅에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를 조성하려면 최소 100층 규모의 건축물 2개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발에 대한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시 방침상 이론적으로는 한전 부지에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을 건립하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어서 조만간 개발계획과 관련된 구체적인 밑그림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 땅, 100층 이상 건립 가능…정 회장 8년 한 풀었다
정 회장이 초고층 빌딩에 애착을 가지기 시작한 시점은 2000년대 초·중반부터다. 지난 2003년 세계에서 자동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기업 톱 10에 처음 진입한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며 올해에는 세계 판매량 5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사세가 확장되는 시점에 발맞춰 본사와 계열사를 아우르는 신사옥 건립을 계획했던 정 회장은 2006년 뚝섬 부지에 110층 높이의 사옥을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꿈을 이룬 듯 보였다.

하지만 시가 도심과 부심이 아니면 200m 이상 높이의 빌딩을 건립할 수 없다는 방침을 확정하면서 정 회장은 초고층사옥 건립에 대한 꿈을 접어야했다.

시가 확정한 '2030도시계획 플랜'에 따르면 도심과 부도심으로 지정된 곳에 한해 50층, 200m 높이 이상의 초고층 건축을 지을 수 있는데 뚝섬은 이중 어느 권역에도 포함돼지 않아서다.

재계 관계자는 "한전 부지를 제외하고는 서울에서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을 지을 수 있는 땅이 거의 없어 정 회장이 통 큰 배팅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그룹에 땅을 뺏길 수 있다는 조바심에 무리한 금액을 제시했다는 해석도 있지만 뚝섬 부지 개발이 무산된 이후 절치부심하고 있던 정 회장의 한이 풀렸다는 점에서 현대차 내부 분위기는 좋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이론상으로도 한전 부지에는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을 건립하는 게 가능하다. 시는 2030 플랜을 통해 도심과 부도심으로 지정된 곳에 한해 50층, 200m 높이 이상의 초고층 건축을 지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현재 서울에서 도심으로 지정된 곳은 여의도와 영등포 그리고 삼성동 한전 부지가 포함된 강남권역 3곳이다.

시 관계자는 "한전 부지를 매입한 사업자가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내놓으면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축물을 짓는 것도 가능하다"면서 "다만 이 땅에는 사전협상제도가 적용되기 때문에 도시건축공동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GBC 조성, 초고층이 답…100층 규모 빌딩 2개동 건립될 듯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정몽구 회장은 비좁은 양재동 사옥 대신 한전 부지에 본사와 30여개 계열사 임직원을 수용할 수 있는 초고층 통합사옥을 짓는다는 계획이다/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정몽구 회장은 비좁은 양재동 사옥 대신 한전 부지에 본사와 30여개 계열사 임직원을 수용할 수 있는 초고층 통합사옥을 짓는다는 계획이다/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한전 부지의 면적 대비 용적률을 감안해도 이 땅에 최소 100층 짜리 초고층 빌딩 2개동이 들어서야만 정 회장 계획이 실현될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시와의 협의가 우선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연면적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계획수립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현대차가 사들이는 한전 부지의 면적은 7만9342㎡로 용적률 800%를 적용하면 최대 연면적 63만4736㎡ 규모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대차는 한전 부지에 본사 사옥을 포함한 복합문화센터와 호텔, 컨벤션센터, 자동차 테마파크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본사와 계열사 30곳, 1만8000명을 수용하려면 산술적으로 계열사 5곳, 5000명을 수용하고 있는 양재동 사옥 건물(14만9246㎡)과 비교해 3.6배 크기의 공간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연면적 중 53만7285㎡는 본사 및 계열사들의 사무실 공간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9만7000㎡ 연면적에 호텔, 컨벤션센터, 자동차 테마파크 등을 조성해야 한다. 빌딩 2∼3개동이 들어서면 남는 공간이 없는 한전 부지 특성상 건축물의 층수를 최대한 높여야만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부동산개발 전문가는 "확보할 수 있는 연면적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결국 층수를 높이는 방법 밖에 없다"면서 "부대시설 건립에 필요한 부지를 감안하면 제2롯데 규모 초고층 빌딩 1개동과 60∼80층 짜리 중층 빌딩 1개동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빌딩 높이를 서로 다르게 지을 수도 있지만 쌍둥이 빌딩처럼 100층 규모 건축물 2개동을 조성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부지매입 초기단계에서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언급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뚝섬 개발에서 무산됐던 11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을 지을 수 있다는 점에는 내심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와의 협의가 관건이겠지만 GBC 개발계획이 수립되면 몇 층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이라며 "한전 부지 인수는 그룹의 숙원사업을 이루기 위한 발판의 의미가 강하다"고 말했다.




haezung2212@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