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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IS 심상치 않은 '밀월'…같은 수니, 쿠르드 '공적'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2014-09-21 14:56 송고 | 2014-09-22 11:12 최종수정
지난 6월 모술서 IS에 억류됐다 풀려난 터키인들이 앙카라 공항에서 가족들과 눈물의 재회를 하고 있다.
터키와 급진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간의 '밀월'이 심상치 않다. 

 

시리아와 이라크내에서 걷잡을 수없이 세를 불리는 IS를 격멸하려는 미국에게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내 유일한 이슬람국가인 터키의 조력은 절대적이다.

지난 6월 IS가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전격 장악하면서 억류돼 있던 모술주재 총영사 등 터키인 49명이 20일(현지시간) 모두 본국으로 무사 귀환했다.


아흐메트 다부토글루 터키 총리는 이날 "오전 5시께 우리 국민들을 무사히 인도받았다"며 "이들은 현재 터키로 돌아간 상태"라고 발표했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말은 약간 뉘앙스가 달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터키 정보국(MIT)이 매우 민감하고 참을성 있게 구출 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영 TRT방송 인터뷰에서도 "MIT의 고유한 방법으로 구출 작전이 진행됐다"며 "이번 작전은 최근에서야 윤곽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인질 구조 작전을 강조했지만 실제는 IS가 그냥 풀어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터키 NTV 방송은 49명이 풀려나는 과정에서 터키가 IS에 몸값을 지불하지 않았으며 또 양측간 무력 충돌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영국 인질 참수 및 포로와 민간인 무차별적 학살 등으로 악명을 높인 IS로서는 사믓 다른 태도이다.


이러한 IS측의 ‘유화적’ 태도에는 IS 터키간 물밑 교류가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뒤따른다.



실제 터키는 IS의 격퇴에 그동안 미온적 입장을 보여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IS 격멸을 위한 국제사회의 동참을 호소했음에도 나토 주요 동맹국인 터키는 이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1, 2차 걸프전, 이라크전 등 중동 개입때 마다 미국 등 서방국의 전진기지 역할을 해왔던 터키로서는 180도 다른 입장변환이다. 시리아 이라크와 접경을 맞댄 터키내 공군기지는 미국의 주요전략인 공습의 성공에 필수 요지이다. 현재 미국은 걸프만에 배치된 항모와 카타르 기지에서 전폭기를 발진시키고 있으나 소기의 군사적 목적을 완취하기는 제한적이다.


터키의 어깃장에는 몇 가지 요인이 깔려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단 인구의 99.8%가 이슬람인 터키의 주요정파는 IS와 같은 수니파로서 국민들의 심정적 연대를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터키는 그동안 유럽으로의 편입 노력 등 세속적 정책으로 외교 안보상 서방과 함께했으나 ‘무슬림 교조주의자’인 에르도안 대통령의 등장으로 노선의 변화 조짐이 엿보인다.



미국 등이 주도하는 IS 국제연합에 터키가 맞서는 사태는 없겠지만 IS와의 관계를 지렛대 삼아 유럽연합(EU) 가입 등 최대한의 이권을 챙긴다면 에르도안 대통령으로는 결코 손해날일이 아니다.



또 하나는 쿠르드족 문제이다. 쿠르드 이슈는 앞서 문제보다 보다 본질적 고민이다. 8000여만 터키 인구중 17%를 차지하는 쿠르드족과의 갈등은 국내 최대 불안요인이다. 70년대 시작된 쿠르드의 분리독립 무장항쟁은 최근 기세가 꺽이기는 했지만 아직도 진행형으로 터키의 국가통합을 위협하고 있다.


이 가운데 IS 격퇴를 위해 미국 등 서방국과 주변국이 쿠르드 무장에 나서며 터키의 심기를 불편케 한다. 현재 IS의 주활동지인 이라크 북부는 주로 이라크 쿠르드족이 자치지역으로 IS와의 싸움은 쿠르드 민병조직인 페쉬메르가 전사들이 주로 맡고 있다. 서방측은 이들을 잘 무장시켜 IS에 대항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후 강화된 쿠르드와 맞서는 사태는 터키에 악몽이다. 이라크 시리아 이란 터키 등 4개국에 펼쳐 있는 쿠르드족의 독립국가 설립 움직임은 IS 사태이후 이 지역 안정을 해칠 또다른 불안요인이 될 소지가 크다. 일부 전문가들은 과거 이란의 이슬람혁명을 저지하려다 사담 후세인이라는 ‘괴물’을 키운 것 같은 우를 되풀이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여튼 터키로서는 쿠르드와 IS간의 싸움에 굳이 개입할 이유가 없으며 미국 주도의 국제공조약화를 노리는 IS로서는 터키와의 ‘밀월’이 꿀맛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b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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