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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한전부지 매입價 두고 '설왕설래'…감정원 터比 6.27배↑

현대차, 총 10조5500억원 투자…3.3㎡당 가격 4억3881만원
2011년 매각된 감정원 부지 6993만원에 팔려, 6.27배 급등

(서울=뉴스1) 이군호 기자 | 2014-09-18 14:12 송고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서 바라본 한국전력공사 삼성동 부지 전경. 2014.9.1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서 바라본 한국전력공사 삼성동 부지 전경. 2014.9.1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품었다. 한전이 제시한 감정가 3조3346억원의 3배가 넘는 10조5500억원을 써내며 매입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결과다.

시장에서는 10조5500억원이 적정 매입가격이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가격의 2.5배에 달하고, 2011년 삼성생명이 한국감정원 부지 매입때 적어낸 가격보다 3.3㎡당 기준으로 6.27배나 높은 가격이어서다.
한전 부지가 고가에 팔리면서 서울시가 매각예정인 서울의료원 부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한전부지만큼 매각가격이 오를 경우 장기간 매각 지연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3년전 3.3㎡당 6993만원→올해 4억3881만원…감정원 땅값의 6.27배
한전부지 매각가격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땅은 한국감정원 부지다.

삼성생명보험은 2011년 삼성동 한국감정원 본점 사옥을 감정가의 104.2%인 2328억원에 매입했다. 감정원 본점 사옥은 토지 1만988.5㎡, 건물 1만9천564.09㎡ 규모로 건물은 헐고 다시 짓는 걸 감안하면 사실상 매입금액은 땅값이다. 3.3㎡당 6993만원으로 1억원이 넘지 않았다.
감정원 부지와 붙어있는 한전부지는 토지 7만9341.80㎡와 건물 9만7260.78㎡ 규모로 이날 현대자동차그룹이 10조5500억원에 매입했다. 이 또한 부지매입비만 해당되며 감정가 3조3346억원의 3배가 넘는다.

문제는 한전부지 매각가격이 3.3㎡당 4억3881만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감정원 부지가 매각된지 3년이 지난 현재 6.27배나 급등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4조원(3.3㎡당 1억7000만원)가 조금 넘는 금액을 써낸 걸 감안하면 현대차와 삼성전자의 인수가격 차이도 2.58배에 이른다.

2000년대 중반 단군 이래 최대개발사업으로 통칭되던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사업의 핵심인 용산철도기지창 부지와 비교해도 높다. 전체 부지 35만6492㎡가 8조원에 팔려 3.3㎡당 7405만원을 기록했다.

2014.09.18/뉴스1 © News1
2014.09.18/뉴스1 © News1


강남 삼성동의 잠재적 개발가치를 감안할때 강북 용산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지만 단순히 땅값만 비교한다면 한전부지 개발사업을 위해 투자한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결국 현대차동차그룹은 한전 부지가 그룹의 미래 랜드마크로서 갖는 의미에 삼성전자보다 6조원을 더 써낸 것이다. 여기에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 2만7828㎡를 글로벌비즈니스센터로 개발하려던 계획이 서울시의 규제로 무산되면서 마음이 급해졌던 것도 한전부지에 통큰 투자를 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글로벌비즈니스센터는 100년 앞을 내다 본 글로벌 컨트롤타워로서 그룹 미래의 상징이 될 것" 이라며 "미래 가치를 감안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 개발사업 전문가는 "삼성동 한전부지 가격이 10조원의 가치를 보유하고 있을지는 더 두고 볼일이지만 적정매입가격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맞닿아있는 감정원과 서울의료원 부지를 연계개발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효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료원 부지 수혜? 땅값 높아지면 매각지연 불가피
현대자동차그룹이 한전 부지를 10조원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인수하면서 서울시가 매각방침을 확정한 서울의료원 부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는 서울의료원 부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이 결정되는 대로 10월 감정평가를 실시하고, 곧바로 최고가 낙찰제로 매각 공고를 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시는 서울의료원 이전 부지와 관련 시 가이드라인에 맞춰 현재 2종 일반주거지역(용적률200%·7층 이하)에서 준주거지역(용적률 400%·80m 이하)으로 변경하는 안을 마련했다. 이 안은 향후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면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시는 전체 서울의료원 이전 부지(3만1657㎡) 중 70%만 민간에 매각할지, 전체를 매각할지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당초 시는 향후 국제기구 유치 등을 위해 주차장 부지 약 30%를 공공보유하는 계획을 밝혔지만 재정 확보 차원에서 전체 매각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서울의료원이 현대차그룹이 매입한 가격에 팔린다면 서울시가 벌 수 있는 돈은 4조2095억원에 달한다. 현실적인 가치를 반영한 삼성전자 매입의향 가격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서울시는 1조6300억원을 받을 수 있다.

시로서는 부채를 줄이거나 코엑스와 잠실종합운동장을 연결하는 동남권 국제교류복합지구 투자비용으로 쓸 수 있겠지만 이 가격에 팔릴 지는 미지수다.

서울의료원 부지가 한전부지만큼 상징성이 높은 것도 아니고 한전 부지와 연계개발이 필요한만큼 상대적으로 인허가 측면에서 좋은 조건을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다른 전문가는 "한전, 감정원, 서울의료원 부지는 통합개발이 가장 효율적이며 이 때문에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이 통합개발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것"이라며 "현대차그룹, 삼성생명, 서울의료원 부지 매입 희망자가 통합개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gu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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