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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조기장 "조사 당시 헛소리" "기억 안나"

[세월호참사] 광주지법 피고인 신문 중 답변

(광주=뉴스1) 김호 기자 | 2014-09-17 12:26 송고
세월호의 선원 중 한명인 조기장 전모(55)씨가 법정에서 "조사 당시 헛소리를 한 것 같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등의 주장을 했다.

전씨는 "죄에 대한 벌을 달게 받겠다"면서도 승객과 동료 승무원들에 대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사고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모르쇠' 태도를 보였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17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준석(68) 선장 등 선원 15명에 대한 16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피고인 신문이 이뤄졌다. 첫 피고인 신문은 4월 15일 세월호 출항 당시 이 배에는 처음으로 승선한 조기장 전씨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씨는 큰 틀에서는 승객 구호 조치를 하지 못한 자신의 책임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해경과 검찰에서의 진술을 번복했다.
전씨는 "사고 후 기관장이 기관실에 연락해서 '상황이 급박하니 기관실을 버리고 올라오라'고 해서 기관부 선원들이 3층 선실 복도로 올라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 경찰 진술 내용이 사실인가"라는 검사의 물음에 "그렇게 진술한 것은 맞지만 기관장이 실제 그렇게 말했는지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사고 직후 자신을 포함한 기관부 선원들이 구명조끼를 입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다른 선원들이 입길래 나도 입게 됐다"며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다른 증언을 했다. 수사기관에서는 "기관장이 구명조끼를 입자고 해서 입었다"고 진술했다.

전씨는 기관장과 일부 선원들이 해경에 구조되길 기다리며 3층 선실 복도에서 맥주를 마신 사실에 대해서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반면 사고 당시 바로 옆에 있었던 선원들은 이미 맥주를 마신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전씨는 구조를 기다리던 중 조리부원 2명이 떨어져 부상한 것을 목격했다는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대해서도 "진술은 그렇게 했지만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수사기관에서와 법정에서의 진술이 크게 엇갈리는 데 대해 "사고 당시 허리를 다쳐 맑은 정신에서 조사를 받지 못했다. 맑은 정신에서 조사를 받았다면 제대로 이야기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 "사고 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구조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면서도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 학생들이 배에 많이 타고 있다는 사실은 몰랐다. 구조되고 병원에 입원한 뒤 알게 됐다. 자녀를 둔 부모로서 죄에 대한 벌은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전씨는 부산과 제주를 오가는 다른 여객선에서 선원으로 일하다가 사고 전날인 4월 15일 세월호에 처음으로 승선한 선원이다. 사고 당시 스즈키복이라고 불리는 작업복을 입고 있었으나 구조를 기다리며 벗고 구명조끼를 착용했다.


kim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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