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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출범하는 다음카카오…초대 사령탑은 누가 될까?

최대주주 김범수 의장설에 무게 실려..."다음 조직문화 변화필요해"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2014-09-17 12:02 송고 | 2014-09-17 12:35 최종수정
왼쪽부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 News1
왼쪽부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 News1

시가총액 10조원에 육박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합병법인 '다음카카오'가 10월 1일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이 '코스닥 대표 IT기업'의 초대 대표이사가 누가 될 것인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형식상으론 상장기업인 다음이 비상장법인인 카카오를 흡수하는 방식이지만,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다음카카오의 1대 주주가 되는 만큼 사실상 카카오가 다음을 지배하는 구조다.
이에 오너인 김 의장이 직접 다음카카오의 초대 사령탑을 맡을지, 아니면 다음카카오의 등기이사 가운데 1명을 전면에 내세울 것인지가 주목된다. 업계에선 김 의장이 합쳐지는 두 조직간의 화학적 결합과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김범수 의장이 직접 나설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조직융화와 추진력 위해 김범수 의장이 맡아야"

다음과 카카오는 지난 8월 27일 각각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계약을 승인했는데, 합병 후 존속법인으로 남는 다음은 사내이사로 김범수 의장과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를 추가 선임했다. 이에 따라 최세훈 현 다음 대표 및 사외이사 4인과 함께 다음카카오의 이사회를 구성하게 된다.
주총의 효력은 합병법인 출범일인 10월 1일 발생하게 돼 초대 대표이사는 출범일 이사회에서 선출될 예정이다. 사내 등기이사가 김 의장, 이 공동대표, 최 대표 3인이므로 이들 중에 한 사람이 초대 대표를 맡게 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누가 다음카카오의 초대 대표이사가 될 지 아직까지 정해진 바가 없다"고 했다. 

관련업계와 증권가에서는 김범수 의장이 직접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카카오와 다음의 화학적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해 아무래도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는 2010년 서비스 출시 이후 회사가 단시간에 급성장해 아직까지는 조직 자체가 가진 힘이 단단하지 못한 편"이라며 "게다가 조직규모가 커지고 이질적인 문화가 합쳐지는 것이므로 네이버와 한게임의 합병경험이 있는 김 의장이 직접 나서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게임을 설립한 김범수 의장은 2000년에 네이버컴과 합병한 이후 2004년에서 2007년까지 NHN 대표를 맡은 바 있다. 이 시기에 NHN은 포털1위 다음을 제치고 업계1위로 안착하는 성과를 거뒀다. NHN이 성장하는데 한게임이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것은 업계가 다 아는 사실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사실상 합병 주체이자 수익원의 핵심인 카카오의 직원 숫자은 600명에 불과한 반면, 다음 직원은 그 4배가 훨씬 넘는 2600명이나 된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오너인 김 의장이 직접 대표를 맡아 전면에 나서야 두 조직 간의 통합을 제대로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모바일 전문회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음의 조직과 인력을 재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간편결제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시작한 것을 비롯해 '카카오 택시' '카카오 뉴스' '뱅크 월렛' 등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모바일 기반의 카카오톡 플랫폼에 다음의 지도·웹툰·카페 등 킬러콘텐츠가 합쳐지면 시너지효과가 폭발적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실제로 김범수 의장은 두 회사의 합병을 결의한 이후 다음의 실무진들과 지속적으로 미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김 의장이 사령탑으로 직접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네이버처럼 이석우 대표를 전면에 내세울 수도"

일각에선 김 의장이 직접 나서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 의장은 경직되고 권위적인 기업 문화를 매우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성향이 반영돼 김 의장 자신은 다음카카오에서도 계속 이사회 의장을 맡아 신사업 안착에만 주력하고, 합병 법인에 창의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전문 경영인을 대표로 내세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다음카카오의 초대 사령탑으로 거론되는 인물이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다. 물론 공동대표 체제로 경영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출범초기 혼란을 줄이기 위해 단일 대표이사 체제로 갈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2011년부터 카카오 수장을 맡은 이 대표는 직원간에 영어 이름으로만 서로를 부르도록 하면서 카카오 내부에 창의적 기업문화가 생기도록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간의 경영성과도 눈부시다. 카카오는 올들어 상반기까지 영업이익이 809억원을 기록, 이미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656억원을 넘어섰다.

◇다음 직원 숫자가 많으니 최세훈? "글쎄…"

다음카카오에서 다음 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어선다. 합병법인의 절대다수가 다음 직원인만큼 조직의 안정을 위해 최세훈 대표가 사령탑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공동대표로 선임될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합병법인의 새출발을 위해서는 최세훈 대표보다 카카오쪽에서 사령탑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직원수는 다음출신이 월등히 많지만, 지배구조를 보면 카카오가 월등히 높다. 다음카카오의 1대주주는 22.2%의 지분을 갖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다. 2대주주는 17.6% 지분을 가진 케이큐브홀딩으로, 이 회사는 100% 김범수 의장의 소유다. 그 다음으로 중국 텐센트가 9.9% 지분으로 3대주주가 되며, 위메이드가 4.1%로 4대주주로 자리한다.

다음의 창업주이자 개인으로 최대주주인 이재웅씨는 현재 다음의 지분 13.7%를 가지고 있지만, 카카오와 합병하면 이 지분이 3.4%로 줄어들면서 5대주주로 내려앉게 된다. 다음카카오의 지분 40%를 사실상 김범수 의장이 소유하게 되는 셈이다.

관련업계는 이재웅씨가 합병을 계기로 본인 지분을 전량 매각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최세훈 대표의 다음카카오 내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음이 조직변신을 위해서라도 다음의 대표가 합병법인의 대표를 맡아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진한 다음의 경영성과도 최 대표의 입지를 더욱 좁게 하고 있다. 다음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31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1.4%나 줄었다. 최고재무책임자 출신의 최 대표가 이른바 '관리형 경영'에 주력한 결과다. 한 애널리스트는 "다음은 그동안 독립채산제 형태로 각 사업부가 운영돼 왔다"면서 "이로 인해 다음의 조직은 '모래알'이라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기 때문에 이런 조직문화의 고리를 끊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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