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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공임비 '꼼수'…벤츠 6.8만원 vs 국산차 2.3만원

[콧대높은 수입차 수리비②]수입차 '차값 낮추고 공임비 올리고'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 2014-09-17 18:22 송고 | 2014-10-28 14:20 최종수정
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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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업체들은 홈페이지에 부품가격을 공개하면서 공임비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공임비가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아서인지 똑같은 브랜드라도 서비스센터마다 공임비는 제각각이다. 검찰이 수리비 과다계상 혐의로 수입차 업체들을 압수수색까지 하고 나섰지만 '고무줄' 공임비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입고 있다.
18일 한국소비자원 및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업체들의 시간당 평균공임은 국산차보다 최대 3배 가량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시간당 평균공임은 메르세데스-벤츠가 6만8000원으로 가장 높다. BMW는 6만원, 아우디·폭스바겐은 5만5000원으로 국산차보다 모두 2배 이상 높다.

특히 벤츠의 공임은 최저 6만원에서 최고 7만6000원으로 들쭉날쭉이다. 특히 서울 강남에 위치한 서비스센터들의 경우는 시간당 7만6000원의 공임비를 받고 있다. 국산차보다 3.3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다른 지역에 위치한 벤츠 서비스센터는 이보다 공임비가 낮은 것으로 밝혀져, 같은 브랜드라도 서비스센터마다 공임비가 다르다는 것이 드러났다. 벤츠 서비스센터의 한 직원은 "강남센터는 다른 지역보다 수입차가 많아서 서비스 받으러 오는 고객들도 훨씬 많다"며 "수리해야 하는 차량이 많다보니 공임이 다른 곳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임은 차량 수리에 들어가는 기술력, 장비 비용, 직원 임금 등을 포함하고 있다. 국산차 업체의 서비스센터는 본사에서 공임 기준을 책정한다. 때문에 각 서비스센터마다 동일한 공임을 적용하고 있다. 반면 수입차 서비스센터는 수입차 본사가 아닌 각각의 딜러사에서 공임을 책정한다. 그마저 지역별로 공임을 다르게 적용해 소비자들은 수리비를 아끼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한다. 

이같은 문제가 빚어지고 있는 까닭은 '수입차 공임 산정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각 수입차 업체들은 해외 본사에서 서비스센터의 작업 내용별 표준작업시간을 산정해서 직영 서비스센터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센터마다 시간당 공임이 다르다보니 수리비에 포함되는 전체 공임도 제각각이다. 또 일부 서비스 업체들이 임의 작업시간을 공임에 적용해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게다가 수입차 업체 본사에서 제공하는 표준작업시간은 딜러사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센터에만 제공돼 일반 정비업체(공업사)의 경우 편차가 크다. 서울 목동에 위치한 한 수입차 전문 정비소는 시간당 공임을 브랜드에 상관없이 5만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다른 수입차 정비소는 벤츠의 경우 시간당 6만원, BMW와 아우디는 5만5000원, 폭스바겐 5만원으로 책정했다. 수입차 수리비를 시간당 7만~10만원까지 책정해놓은 정비소도 있다.

지난해 검찰은 수입차 업체들이 공임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없는 틈을 타서 부당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해 9월 수리비 과다 계상 혐의로 클라쎄오토(폭스바겐), 한성자동차(벤츠) 등 수입차 딜러 18곳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올 3월 보험사에 제출하는 '선(先)견적서'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8억8000여만원을 챙긴 정비업체 팀장 서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수입차의 높은 공임에 대한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다.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수입차와 국산차의 적정한 공임 책정 기준을 마련해서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며 "지금은 서비스센터마다 공임이 달라서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 공임이 여전히 비싸지 않다는 입장이다. 수입차 특성상 서비스 과정에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산차보다 공임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 국내 공임이 일본, 독일 등 다른나라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브리타 제에거 벤츠코리아 사장은 지난 6월 기자들과 만나 "국내 공임은 시간당 100유로(약 14만원)인 독일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이라며 "수리비를 낮추는 것보다 그에 상응하는 양질의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입차 업체들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차값을 내리고 그 부족분을 수리로 보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한 서비스 명장은 "수입차 업체들이 수년전 차값을 500만~1000만원 가량 낮추면서 수익성이 낮아지자 부품값, 공임 등을 올렸다"며 "특히 공임의 경우 객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에 정부에서 규제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높은 수리비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시키고 있다"고 했다.


rje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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