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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대 작곡과 사태' 전면 나선 교수들…"학생들 주장 사실과 달라"

학생들 제기한 의혹, 조목조목 반박…"부실하게 수업하지 않았다"
홍 교수 "폭언의 대상, 학생 아냐…폭언하지도 않았다"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2014-09-16 18:23 송고
윤영숙(오른쪽 끝)·홍수연 숙명여대 음악대학 작곡과 교수가 16일 오후 서울 숙명여자대학교 음대 교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곡과 학생들이 주장한 '불합리한 행동과 폭언'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2014.9.1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윤영숙(오른쪽 끝)·홍수연 숙명여대 음악대학 작곡과 교수가 16일 오후 서울 숙명여자대학교 음대 교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곡과 학생들이 주장한 '불합리한 행동과 폭언'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2014.9.1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숙명여자대학교 작곡과 학생들이 일부 교수들의 폭언 등 갖가지 의혹을 공개한 가운데 의혹의 주인공인 교수들이 전면에 나섰다.
숙명여대 작곡과 윤영숙 교수와 홍수연 교수는 16일 오후 이 학교 음악대학 교수 연구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에 대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번 문제의 핵심에 서 있는 윤 교수는 "그동안 대상이 학생이라 시간이 지나고 서로가 이야기할 통로가 마련되면 의혹 등이 해소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그러나 어느새 학생들의 행동이 도가 지나쳤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50분에 해당하는 개인레슨을 여러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윤 교수는 "학생들이 4학년이 되면 사용해야 하는 악기 숫자가 상대적으로 많아지는 관현악곡을 쓰게 되는데 악기 편성이 많아지니 곡을 쓰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며 "학생들이 곡을 쓰는 속도가 느리다보니 일주일에 한 번 학생을 개인레슨하게 되면 한 학기 안에 곡을 완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일주일에 한 번인 50분 수업을 2, 3번으로 나눠 진행한 것"이라며 "이같은 수업방식에 학생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윤 교수는 학생들로부터 받은 '레슨을 여러번으로 나눠 진행해 감사하다'는 문구가 적힌 카드를 보여주며 "부실하게 수업을 진행했다면 나한테 배운 학생들이 A학점 등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성적 조작' 의혹에 대해 "3단계로 구분된 채점과정에서 1단계와 2단계까지는 학생들의 실명을 알 수 없다"며 "여러명이 채점하기 때문에 누구 한 명의 입김으로 학생의 성적이 바뀔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학생들에게 폭언을 일삼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을 때 지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강의계획서대로 강의를 진행했고 동료교수들에게 폭언을 한 사실도 없다고 전했다.

그는 학교에 오후 5시가 넘어서야 출근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학과장으로서 해야 하는 일이 학사교무, 입학, 예산, 학생상담 등 굉장히 많다"며 "이 많은 일을 오후 5시에 나와 모두 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16일 오후 서울 숙명여자대학교 음악대학 교수실에서 윤영숙·홍수연 숙명여대 음악대학 작곡과 교수가 '불합리한 행동과 폭언'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가운데 작곡과 학생들이 손 피켓을 들고 교수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2014.09.1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16일 오후 서울 숙명여자대학교 음악대학 교수실에서 윤영숙·홍수연 숙명여대 음악대학 작곡과 교수가 '불합리한 행동과 폭언'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가운데 작곡과 학생들이 손 피켓을 들고 교수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2014.09.1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날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 교수는 '너희는 살 가치가 없다. 뛰어 내려라', '아니다 너희는 죽어서도 도움이 안된다. 너희 시체는 썩어서 우주의 쓰레기가 될 것이다' 등이라고 학생들에게 폭언했다는 의혹에 대해 "일부 발언을 한 것은 맞지만 대상이 학생은 아니었다"며 "학생들의 주장에는 정황 등은 관계없이 특정단어만이 나열돼 있기 때문에 폭언을 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폭언의 정의가 무엇인가"라며 "본인이 듣기 싫은 말은 다 폭언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너가 밤에 곡을 못 쓰는 이유라도 있나, 혹시 밤일을 나가냐', '너희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를 낳는 것이다' 등 다소 성희롱적인 발언에 대해서는 "전혀 발언한 사실이 없다"라고 일축했다.

홍 교수는 또 학생들에게 교회 참석을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먼저 식구의 이단 문제, 교회 분열 문제 등을 나에게 털어놨고 여기에 '성경 공부를 잘 해서 너야말로 극복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이야기 한 것"이라며 "강요라고 하면 교회나 수련회 등을 안 왔을 때 불이익을 줘야하는 것인데 전혀 그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에게 오선지와 작품집을 강매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 홍 교수는 "1990년대부터 오선지와 작품집을 작곡과에서 만들어 학생들에게 판매해왔다"며 "강매를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고 오선지와 작품집 판매수익은 모두 학과 학생들을 위해 사용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집과 오선지 제작비용을 학교에서 지원을 받는 것은 사실"이라며 "학생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나눠 주는 것이 맞겠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관례처럼 해온 일이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두 교수는 "우리가 감사대상이라는 사실을 감사통지서를 받기 전까지 몰랐다"며 "전혀 학교로부터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시위하는) 저 학생들도 내가 키운 아이들이다. 학생들이 우리가 잘한 부분과 최선을 다한 부분에 대해서는 왜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불평과 불만만을 말하는 것인가"라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 것이라 생각했으나 이제는 숨 쉬는 것조차 너무 힘들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동료 교수들간에 있던 일을 학생들이 알고 있고 더불어 공지되지 않은 이사회 회의내용을 학생들이 알고 있다는 것에서 학생들 뒤에 배후가 있지 않은가 의심스럽다"며 "강의를 못한다는 사실을 강의시작 10분전에 서면으로 공지하고 개인의 주차기록까지 확인하는 이같은 학교에 인권이 있는 것인가"라고 호소했다.

2학기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은 이달 초 법원에 강의배정제한처분의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또 자신들에 대한 의혹 기사를 보도한 일부 기자들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교수들은 "학생들이 도가 지나쳐 악의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미숙한 아이들이니 언젠간 받아들이고 용서하겠지만 그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측은 이같은 교수들의 주장에 대해 "인사위원회가 열려 교수들을 징계하겠다는 방침만이 정해진 상태"라며 "이들에 대한 징계방법을 결정하는 징계위원회는 이달 말에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두 교수에 대한 감사가 이미 진행됐고 현재 추가 조사 중"이라며 "학생들의 반발 뒤에 배후가 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전했다. 

한편 연구실에서 이들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작곡과 학생 일부는 연구실 인근에서 두 교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우리는 인간 쓰레기가 아니다"라며 "윤 교수와 홍 교수는 퇴진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숙명여대 작곡과 학생들은 전날 오후 숙명여대 음악대학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에게 불합리한 행동과 폭언을 일삼는 작곡과 윤 교수와 홍 교수의 해임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이들에 대한 갖가지 의혹을 밝힌 바 있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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