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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세탁기싸움'…장외설전으로 확대양상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2014-09-16 16:02 송고 | 2014-09-16 21:24 최종수정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4" 기간 중 자사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며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 등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삼성이 공개한 파손된 세탁기의 모습(왼쪽). 오른쪽 정상 제품과 달리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다. (삼성전자 제공) 2014.9.14/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간 '세탁기 싸움'은 장외로 번지는 양상이다. LG전자가 고의로 세탁기를 파손한 것은 문제다라는 입장도 있지만, 삼성전자 세탁기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세탁기 파손의 고의성 여부는 검찰수사와 법정을 통해 가려지겠지만, 진실여부와 상관없이 두 회사는 구설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세탁기 파손 사건은 9월초 독일에서 열린 IFA 전시기간 중 조성진 사장 등 LG전자 임원들이 현지 가전 양판점을 찾아 삼성전자 세탁기를 파손했다고 주장하면서 비롯됐다. LG전자 임직원들이 삼성전자가 전시한 '크리스탈블루 세탁기' 신제품을 만지고 난 뒤 문짝 부분이 파손돼 제대로 닫히지 않게 됐다는 게 삼성의 주장이다. LG전자가 파손된 세탁기를 변상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파손 세탁기가 추가로 발견됐다고 문제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삼성전자는 LG전자의 조성진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들이 자툰의 유로파센터점뿐만 아니라 슈티글리츠 매장에 있는 세탁기를 5대 파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파손된 세탁기는 유로파 매장 2대, 슈티글리츠 매장 3대라고 삼성전자는 주장하고 있다. 두 매장은 6㎞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차로 이동하면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삼성전자의 제품을 고장낸 것은 다분히 고의성이 짙다는 게 삼성전자의 판단이다.

삼성전자의 이런 주장에 대해 LG전자는 펄쩍 뛴다. LG전자는 "해외출장시 경쟁사의 현지 제품과 그 사용환경을 살펴보는 것은 당사는 물론 어느 업체든 통상적으로 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양측 공방이 오가면서 LG전자는 "다른 회사 세탁기들과는 달리, 유독 특정 회사 해당 모델은 세탁기 본체와 도어를 연결하는 부위(힌지)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다"며, 삼성전자의 제품이 약해 발생한 일이라는 주장이다. LG전자의 이같은 해명에 발끈한 삼성전자는 세탁기를 파손한 조성진 사장을 비롯한 LG전자 임원들을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점에 수사의뢰한 상태다.
관련업계는 이번 사건으로 두 회사 모두 실익을 얻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졸 출신으로 30년간 세탁기 사업에 매진해 '세탁기 박사'로 통하는 조성진 사장은 국제적인 망신을 샀고, 삼성전자는 유럽 시장에 막 시판하려는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선입견을 가지게 할 수 있어서다.

논란의 중심이 된 삼성전자의 신제품 '크리스탈블루' 세탁기는 유명 디자이너 크리스 뱅글과 협업해 만든 제품으로, 문짝과 본체를 연결하는 '힌지'가 하나로 연결돼 있어 문이 170도까지 열리는 게 강점이다. 크리스탈블루 세탁기는 삼성전자가 '2015년 가전1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놓은 전략제품이어서, 삼성 입장에서는 제품 파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세탁기 파손를 놓고 벌어진 양사의 시시비비는 결국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법정에서 고의성 여부를 가리는데까지 수년은 족히 걸릴 예정이어서 두 회사의 설전은 수년간 이어지게 생겼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제품도 파손되고 억울한 면이 크겠지만 사건이 불거질수록 삼성전자도 유리하지는 않다"면서 "무엇보다 기술력과 품질로 경쟁하는 건전한 라이벌 관계가 형성됐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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