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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현장서 발견된 웨딩사진, 13년만에 주인 품으로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2014-09-15 15:11 송고
키프 교수가 트위터에 올린 웨딩사진. 왼쪽 2번째가 주인인 프레드 매헤.© News1
키프 교수가 트위터에 올린 웨딩사진. 왼쪽 2번째가 주인인 프레드 매헤.© News1

9·11 테러 현장에서 발견된 웨딩사진 한 장이 13년 만에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돼 화제가 되고 있다.

레슬리 대학 교수인 엘리자베스 스트링어 키프는 한 지인으로부터 한 장의 사진을 전해 받았다. 2001년 9.11 테러현장인 '그라운드제로'에서 발견됐다는 사진은 누군가의 결혼식 사진으로 모두 6명의 인물이 찍혀 있었다. 이 중 누군가는 그날의 참사와 연관됐을 것이라는 생각에 키프 교수는 무거운 책임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키프 교수는 이후 사진의 주인 또는 그에 대한 추억이 얽힌 관련자를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트위터가 생긴 이후에는 테러가 발생한 매년 9월마다 사진이 담긴 내용의 글을 올리며 주인을 수소문했다.

키프 교수의 노력은 13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 올해 9·11을 앞두고 보스턴지역 블로그 네트워크가 대대적으로 키프의 사진 찾아주기 활동을 홍보했기 때문이다.

유명 컨트리 뮤지션 블레이크 셸톤을 비롯한 사람들의 동참으로 키프 교수의 글은 무려 6만8800여회나 리트윗 됐다.

이 과정에서 지난 12일 사진의 주인인 프레드 매헤의 한 친구가 이 트윗을 발견해 매헤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현재 콜로라도에 살고 있는 매헤는 바로 트위터를 통해 키프 교수에게 사진이 "세계무역센터(WTC) 77층에 위치한 내 책상에 있던 것"이라며 주인임을 밝혔다.

사진 속 인물 6명 중 왼쪽에서 2번째에 위치한 매헤는 9·11테러로 무너진 WTC 건물에 위치했던 '베이스라인파이낸셜'에서 일하고 있었다. 테러 당일 비번이었던 그는 건물 77층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 책상옆 벽에 사진을 꽂아놨다가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를 분실했다.

사진은 매헤의 친구인 크리스티안 로레도의 결혼식 장면을 찍은 것으로 신부를 비롯해 등장인물 모두 현재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헤는 트위터에 "9·11을 통해 무엇을 잃었다면 9·12에는 우리가 가진 인간애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며 "키프 교수는 100%의 9·12 이다"라고 기뻐했다.

키프 교수도 트위터를 통해 "사진의 주인이자 생존자인 프레드 매헤를 소개한다. 놀랍게도 사진 속 인물 6명 모두가 살아있고 잘 지내고 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지나친 홍보효과 덕에 키프 교수의 트위터 계정이 새로운 글들로 넘쳐나는 바람에 정작 매헤의 트윗을 놓치고 만 것이다.

다행히 매헤는 다른 SNS사이트인 링크드인을 통해 키프 교수에게 전화번호와 함께 개인 메시지를 남겼고 키프 교수는 이를 통해 전화를 할 수 있었다.

키프 교수는 뉴욕데일리를 통해 "초당 10건에 달하는 트위터 피드가 들어오면서 도저히 모든 글을 읽을 수 없는 상태였다"며 "그럼에도 연락이 닿게 돼 너무나 행복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9·11 테러와 관련된 뭔가 좋은 일을 하기 위한 작은 기여일 뿐"이라며 "누군가에게 작은 위안을 가져다주려는 목적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메헤는 "내 친구들의 모습이 담긴 이 놀라운 사진을 한동안 보지 못했었다"며 "누군가 이 사진을 13년이나 가지고 있으면서 계속해서 주인을 찾아주려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키프 교수는 12일 늦은 시각에는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사진의 주인공 로레도 부부와도 연락이 닿았다.

남편인 크리스티안은 "이 사진은 9·11 상처 회복의 상징물이 됐다"며 "그 의미를 다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6살 딸에게 하루 빨리 이 사진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부인인 크리스틴은 "결혼식 당시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사진을 주인에게 돌려주려 노력한 키프 교수의 아름다운 헌신은 내게 인간애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키프 교수는 15일에 매헤를 만나 사진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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