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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자금성으로 읽는 300년 청 역사…'자금성 이야기'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4-09-15 10:57 송고
© News1
아무리 웅장하고 멋진 건물이라도, 2년 동안 길들어 살았던 단칸방의 볼거리가 더 풍성하다. 쪽방 구석진 자리마다 자리한 먼지 같은 역사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없으면 자금성, 만리장성, 천안문 등 으리으리한 건축물도 한낱 흙 무더기, 콘크리트 건물에 불과하다. 대단한 위용에 놀라워하다가도 '비슷비슷하네'하며 흥미를 잃기 쉽다. 이리에 요코의 '자금성 이야기'는 자금성의 웅장함에 이야기라는 숨을 불어넣은 책이다.

저자는 자금성을 본 친구들과 지인들이 엇비슷한 양식의 궁전뿐이라며 관람 도중 싫증을 내고 말았다는 말을 들으며 "최초의 황제 순치제 복림이 오문으로 입성하던 순간부터 280년의 세월을 거쳐 마지막 황제 선통제 부의가 신무문으로 성을 떠나기까지 파란만장했던 왕조의 역사와 겹쳐 가며 이 건축물을 거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은 오랫동안 간직해 온 나의 꿈이었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세계문화유산인 자금성은 다양한 성격이 복합된 곳이다. 황제를 정점으로 한 당대의 정치 공간이었을 뿐만 아니라 중화와 만주족의 문화가 응집된 미적 공간이자, 황실 가족과 궁녀들이 생활하는 공간이었다.

'자금성 이야기'는 역사의 심장부였던 자금성 곳곳의 다양한 매력과 사연들을 알려준다. 관람객의 걸음에 맞추어 각각의 공간들이 어떤 의미를 담고 만들어졌는지 실제로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황제를 비롯해 주요한 역사적 인물들은 곳곳에서 어떤 생각을 했고 사건 전개의 동선은 어떠했는지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그 사이 청나라 제1대 황제인 소년 순치제부터 그 뒤를 이은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 그리고 서태후의 시대, 폐제 부의의 퇴장에 이르기까지 300여 년의 역사를 담고 있는 자금성의 지도가 완성된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중국 왕조시대를 상징하는 이 건축물에 아로새겨진 다양한 의미와 역사를 읽어낼 수 있다.

돌베개. 1만3000원. 276쪽.


letit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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