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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들 해외 진출로 활로 모색..."MD 면허 시급"

[한의학의 재발견③-끝]러시아 중심으로 극동 지역 활발히 진출
장기적으로 미국·유럽 시장 겨냥...의료기기 사용 등 문제 남아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4-09-14 23:27 송고 | 2014-09-15 08:42 최종수정
러시아 사회기금 산하 재활센터에 파견돼 현지 환자를 진료하는 한국 한의사들./© News1
러시아 사회기금 산하 재활센터에 파견돼 현지 환자를 진료하는 한국 한의사들./© News1
한의사들은 침체한 국내 한의약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로 해외 진출에 주목하고 있다. 한의약 세계화를 위해선 해외로 나가 시장을 개척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해부터 해외 교류를 대폭 늘렸다. 러시아를 중심으로 슬로바키아와 터키 등의 현지 정부, 대학들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한의사들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이들 국가는 의료 수요가 급증하는 데 반해 의료 환경은 열악하다. 한의약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의협은 현재 보건복지부로부터 5억원의 예산을 받아 '2014 한의학 해외거점 구축 지원 사업'을 수행 중이다.

주요 국가별 해외 진출 현황을 보면 러시아는 지난 6월 19일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태평양국립의과대학에 '유라시아 의학센터'를 설립했다. 8월 1일에는 한의사를 파견해 현지에서 교육과 의료서비스 업무를 맡도록 했다.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사회대학 내 한의학과 개설도 확정했다. 국립사회대학은 한의학 특화 의대를 육성할 계획으로 9월부터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 사회보험기금 산하 재활센터는 최근 한의약 의료서비스를 도입됐다. 장기적으로는 한의협과 공동임상 연구 등으로 교류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슬로바키아 국립 코메니우스 대학 예세니우스 의과대학은 9월 23일 한의학 교육과정을 개설한다. 지난달 7일 한의협과 맺은 업무협약(MOU)에 따른 후속 조치로 단국대학교가 이 사업에 참여한다.

지난해 10월에는 슬로바키아 자연의학회와 전문가 간 임상 교류 등을 골자로 한 협정서를 체결하는 등 한의사들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한의협은 9월 터키 메디폴의과대학병원에도 한의사 2명을 파견한다. 파견된 한의사들은 현지 의과대학원생과 의료인을 대상으로 매월 2~4회 한의학 세미나를 연다. 또 항암치료 후 구토, 어지럼증, 이명증, 불임 등 6개 질병에 대한 한의약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메디폴의과대학병원은 500병상 규모의 터키 최대 사립병원으로 1750명의 의료인이 근무하고 매일 외래환자 3500명을 진료한다.

한의협은 2015년에는 이들 3개 국가에 진료 거점소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등 숙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태평양국립의과대학 내 설치된 유라시아 의학센터 현판./© News1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태평양국립의과대학 내 설치된 유라시아 의학센터 현판./© News1

극동 지역 진출은 미국과 유럽 전통의학 시장 진출을 모색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다. 미국과 유럽 시장은 현재 중국이 독점하다시피 했다. 미국에선 매년 1억8000여만명이 중국 허브를 포함해 천연물에 수십억달러를 소비하고 있다.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와 존스홉킨스병원 등 미국 주요 암센터들은 한의약이 아닌 중의약을 접목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 한약재로 만든 중약이 환자 치료에 처방되기도 한다. 이곳에서 한의학이 설 자리는 거의 없다.

한의협은 극동 지역에서 다양한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치료 우수성이 인정된 과학 논문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한의사들은 이 같은 세계화 전략의 첫 번째 요소로 의료기기 사용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국내에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은 직역 간 갈등이 생기는 예민한 사안이다. 현행 의료법도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걸림돌이 된다.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은 "국내 한의계는 우수한 2만명의 전문인력을 확보했다"며 "한의약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화를 추진하려면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산업 육성에 관심이 많은 정부는 시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한의약을 주목해야 하고 한의사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국제 지위의 MD(메디컬 닥터) 면허를 부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의협은 국내 한의대 교육과정의 국제 인정, 한의사 국제 지위 확보, 연구개발(R&D) 및 한약 현대화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 등도 해외 진출에 필요한 요소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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