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담뱃값 2000원 발표 다음 날인 1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담배를 고르고 있다.. 2014.9.12/뉴스1 © News1 송은석 기자 |
"나도 이번에 금연이나 도전해 볼까싶다."
담뱃값 2000원 인상이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흡연가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오가는 얘기다.
흡연가인 한 의원은 "우리나라 담뱃세 비율이 OECD 기준보다 떨어지고 가격도 싼 편이긴 하지만 흡연자들은 보통 가격이 오르더라도 다른 걸 아껴서 피는 성향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담뱃값이 오르기 전에 금연을 시도해 볼까 싶다"면서 "인상되고 나서 끊으면 괜히 돈없어서 끊은 것 같으니 그 전에 스스로 끊어볼까 생각 중"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요즘 국회의원들이 욕도 많이 먹는데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담배라도 피워야 하는 것 아니냐"며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여의도 정가에서는 새누리당의 서청원 최고위원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김한길 전 대표가 대표적인 애연가로 손꼽힌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일시에 가격을 많이 올리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라며 정부의 2000원 인상안에 강력히 반대했다.
김한길 전 대표는 당내 모임에서도 수시로 담배를 꺼내 무는 등 보통 하루 2,3갑씩 피우는 일명 '꼴초'다.
이번에 담뱃값 인상을 주도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강석훈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 등이 당정청 내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대표 애연가라는 점도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동조단식을 벌이고 있는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단식 중에 담배를 피워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정 의원은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담배세 올린다고 흡연율 줄지 않는다. 서민들의 고단한 삶과 스트레스도 이제 규제하겠다는 것인가? 서민들 주머니 털 생각 말고 재벌들에게나 세금 제대로 걷어라"는 비판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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