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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기 공무원 33% "성추행·폭행·스토킹당한 경험"

공무원노조 4천명 설문조사…"상사가 여직원 허벅지 더듬어" "왕따 취급도"

(경기=뉴스1) 송용환 기자 | 2014-09-03 11:17 송고 | 2014-09-03 14:11 최종수정
© News1 2014.09.01/뉴스1 © News1
© News1 2014.09.01/뉴스1 © News1

“술자리에서 여직원 허벅지를 더듬었다” “밥 먹으러 갈 때 같이 가자는 말을 전혀 하지 않는다”.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의 일부 공무원 간 성추행은 물론 폭행과 왕따, 스토킹이 빈번히 발생한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도청지부가 최근 도 본청을 비롯한 사업소 등 도내 전 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구체적인 사례 등 그 심각성에 대해 노조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3일 뉴스1이 입수한 설문결과 자료에 따르면 노조는 최근 소방직을 제외한 4000여명(응답자 609명)을 대상으로 내부행정망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서 직장 내 폭언·폭행, 성추행, 스토킹 등을 경험하거나 접한 일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3%가 ‘그렇다’고 답했다.
유형별로는 ‘폭언’이 54.5%로 가장 많았고 ‘왕따’가 18.6%, ‘폭행’ 8.6% 등 순이었고 주로 사무실과 식사·술자리에서 발생했다.

익명으로 기재한 구체적 사례를 보면 “술자리에서 나이 많은 상사가 부하 여직원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상사가 음주 후 직원의 뺨을 때리고 주무관이 사회복무요원의 뒤통수를 때렸다” “사무실에서 팀장과 팀원들이 없을 때 와서 ‘거슬리니 처박혀 나오지 마라’ 등의 폭언을 했다” 등 믿기 힘든 내용들이 나왔다.

특히 임신한 직원이 입덧을 하느라 살이 빠지자 “일이 덜 힘들어서 살이 빠진다”며 식사 중에 지속적으로 면박을 주고, 상습적으로 여직원에게 전화나 문자 등을 통해 스토킹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

사회문제로 번진 ‘왕따’는 도 공무원들 사이에도 존재했다.

“지위를 이용해 다른 직원과 교류를 방해했다” “점심을 먹으러 갈 때 같이 가자는 말을 전혀 하지 않고 간식을 먹을 때는 물론 항상 없는 사람 취급을 한다” “담배 또는 커피를 마신다고 나가면서 특정직원에게는 권유를 하지 않는데 장기적으로 반복되다 보니 왕따를 받는 느낌이다” 등의 사례들이 적시됐다.

응답자들은 이 같은 직장 내 문제점 개선을 위해 ‘신고센터 및 솔루션’ 등 독립성을 가진 공정하고 강력한 전담기구 설치해 운영하고, 가해자에 대한 인사고과 감점 및 인사조치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도청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말로만 듣던 폭행과 폭언, 성추행 등 직장 내 문제가 사실로 입증됐고 그 심각성이 드러났다. 뉴스에서나 볼 법한 범죄행위인데 국민의 공복으로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고 충격”이라며 “익명으로 조사한 것이라 특정인을 찾아낼 수 없는 한계가 있어 남경필 지사에게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 개선대책 마련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s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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