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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NC의 상처뿐인 무승부, 누가 더 아플까?

(대구=뉴스1스포츠) 임성윤 기자 | 2014-09-03 06:59 송고 | 2014-09-03 10:37 최종수정

삼성과 NC의 맞대결이 무승부로 끝났다. 5연패를 탈출하려는 삼성과 4연패에서 벗어나려는 NC의 한판 대결은 기세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밀고 밀리는 숨 막히는 공방 끝에 10-10 동점으로 마무리 됐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분명했다. 얻은 것은 왜 이들이 강 팀인지를 증명했다는 것이며, 잃은 것은 뛰어난 경기력에도 아쉬운 장면을 연이어 연출하면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삼성 2번 박한이가 2일 대구 NC전에서 6-10으로 뒤진 9회말 무사 1루에서 추격에 불을 당기는 우월 2점포를 날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홈인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10-10 동점이던 9회말 1사 2루에서 강우 콜드 무승부가 선언됐다. © News1 DB
삼성 2번 박한이가 2일 대구 NC전에서 6-10으로 뒤진 9회말 무사 1루에서 추격에 불을 당기는 우월 2점포를 날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홈인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10-10 동점이던 9회말 1사 2루에서 강우 콜드 무승부가 선언됐다. © News1 DB

결과적으로 삼성과 NC는 재미있는 야구를 했다. NC가 앞서 나갔고, 삼성이 이를 뒤집었다. 그리고 다시 추격의 불씨를 살린 NC가 동점 이후 재역전에 성공하자 삼성은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빗속에서 펼쳐진 쫓고 쫓기는 승부는 야구 팬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반면 아쉬운 점도 있었다. 공격의 흐름을 매끄럽게 살리지 못했고, 수비에서도 엉성한 장면이 펼쳐졌다. 왜 지금 두 팀이 연패에 빠져 있는지 알려줬다. 

NC는 야수진의 실책 및 실책성 플레이로 애를 먹었다. 3-0으로 앞선 4회말 좌익수 김종호는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2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고, 5회말에는 유격수 지석훈이 평범한 뜬공을 잡지 못해 3-6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10-8으로 앞선 9회말에는 유격수 강민국과 2루수 이상호가 엇갈리며 최형우의 평범한 내야 플라이성 타구를 놓쳤다. 이 역시 10-10 동점의 불씨가 됐다.

공격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타선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NC는 4번 테임즈의 2회초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발판으로 3점을 선취했으나 후속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삼성의 두 번째 투수 차우찬의 공을 공략하지 못해 3회부터 5회까지 9타자 연속 범타로 물러났다.

이후 6회초 무사 만루에서는 밀어내기로 2점을 올렸을 뿐 3명의 타자가 모두 삼진으로 돌아섰다. 7회초 1사 3루의 기회도 득점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6-6 동점을 이룬 8회초에도 2사 만루가 지속됐으나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달아나야 할 때 달아나지 못한 NC는 9회말 10-6, 4점차의 리드도 지켜내지 못했다. NC는 7명의 불펜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폈지만 결국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삼성도 비슷했다. 삼성은 선발 마틴이 2이닝 3실점으로 조기강판된 뒤, 차우찬의 호투로 5회까지 추가점은 내주지 않았다. 6-3으로 역전하면서 승기를 잡는 듯 했으나 이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6회초 안지만이 밀어내기 볼넷으로만 2점을 내줘 1점차 추격을 허용하더니 8회초에는 마무리 임창용이 권희동에게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이 사이 우익수 박한이는 2회초 테임즈의 평범한 안타를 안일한 대처로 2루타로 만들어줬고, 7회초에는 역시 테임즈의 안타를 성급하게 처리하려다 3루까지 진루시켰다.

마무리 임창용은 8회초 6-6 동점을 허용하며 올 시즌 9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승기까지 내줬다. 9회초에는 2개의 볼넷과 1개의 안타를 묶어 무사 만루를 자초했고, 무명이나 다름 없는 NC 이승재에게 6년 만의 안타를 3타점 적시타로 만들어주면서 6-10으로 리드를 내줬다. 이승재의 중월 3루타는 중견수 박해민의 낙구지점 판단 미스가 가장 큰 요인이었고, 매끄럽지 못한 중계 플레이가 이승재의 홈인까지 허용했다.

타선의 집중력과 기 싸움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흐름을 찾아 오는데에만 성공했을 뿐 이를 이어나가지 못한 면들은 해결 과제로 남았다.

1위 삼성과 3위 NC가 순위가 명확해진 현재 시점에서 1승을 거두지 못했다고 해서, 혹은 연패를 끊지 못했다고 해서 순위의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다만 '내일은 없다'는 듯 총력전을 펼친 NC나 다 잡은 승리를 강우 콜드로 날린 삼성의 답답함은 여느 팀과 다를 바 없다.

결과적으로 삼성과 NC는 똑같이 연패 행진을 끊지 못했다. 상처뿐인 무승부에 그쳤다. 3일 경기 역시 누가 연패를 끊어낼지 짙은 안개 속이다.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하루에 2경기가 강우 콜드 게임이 되던 날, 두 팀이 기록한 무승부가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관심거리다. 둘 다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ls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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