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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지옥' 오명 벗을까…롯데, 제2롯데 교통대책에 4500억 투입

[제2롯데월드 이펙트<2>]롯데, 올림픽대로 지하화 공사 부담…사업비 1100억원 추산
교통체증 우려 여전, 교통개선 대책 실효성 입증해야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14-09-03 06:30 송고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여부 발표를 하루 앞둔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건축현장./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여부 발표를 하루 앞둔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건축현장./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잠실역 사거리 출·퇴근 시간 통행차량 1만대, 제2롯데월드 완공시 차량 통행량 평일 2만6000대, 주말 4만8000대 증가 우려.

제2롯데월드타워 공사가 시작된 이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숫자들이다. 2016년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면 잠실역 사거리 일대가 교통지옥으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는 롯데그룹이 풀어야할 숙제로 지목됐다.

잠실역 사거리에는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롯데월드, 롯데마트 등 롯데그룹의 대규모 복합쇼핑문화시설이 조성돼 있다. 출·퇴근 시간만 되면 교통대란이 펼쳐지는 이곳에 123층 높이의 초고층 빌딩을 건립한다고 하니 롯데그룹에 대한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이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롯데그룹은 교통개선 대책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최근에는 당초 예상됐던 수준보다 3배 가량 오른 공사비를 감수하고 올림픽대로 미연결 구간의 지하화 공사를 도맡기로 서울시와 합의했다. 제2롯데월드 건립 이후 예상되는 교통혼잡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에서 시의 광역교통체계 개선 사업 중 하나를 떠안기로 결정한 것이다.

물론 제2롯데월드 완공 이후 잠실역 사거리가 교통지옥으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데다 잠실역 사거리 일대의 교통체증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결국 롯데그룹이 시와 함께 잠실역 사거리의 교통혼잡을 줄일 수 있는 대책들을 순차적으로 실현시켜 나가야만 제2롯데월드와 관련된 시민들의 불안도 가실 것으로 보인다.

◇교통체증 골머리…인프라 구축에 4500억원 투입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 프로젝트는 사실 20여년 전부터 시작됐다. 1985년 잠실 롯데월드 건설을 시작한 롯데그룹은 1987년 롯데월드와 길 하나 사이를 두고 있는 땅을 사들이면서 제2롯데월드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초고층 빌딩 건립에 애착을 가졌던 신 회장은 24년간 마스터플랜을 23차례 변경한 뒤 제2롯데월드의 최종 설계도를 완성했다.

2012년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며 신 회장의 꿈이 이뤄지는 듯 보였지만 잠실역 일대의 교통체증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제2롯데월드에 대한 여론이 악화됐다. 출·퇴근 시간이면 주차장으로 전락하는 잠실역 사거리의 통행량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제2롯데월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롯데그룹이 지난 6월 제출한 상업동에 대한 임시사용 요구에 대해 시가 불허 결정을 내린 것도 잠실역 사거리 주변의 교통 혼잡을 고려한 조치였다.

이처럼 제2롯데월드 상업동 임시개장을 앞두고 교통체증 심화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자 롯데그룹은 교통 인프라 구축을 위해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늘어난 공사비 탓에 시와의 협의가 지연되던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에 대한 지하화 공사를 책임지기로 결정한 것. 본래 이 사업의 공사비는 480억원으로 예상됐지만 설계변경 이후 사업비가 6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시의 광역교통망 계획에 포함된 탄천변 동측도로 확장공사에 대한 분담금 450억원은 이미 시에 납부를 완료한 상태다. 이를 감안하면 롯데그룹이 마련한 10개 교통개선 대책에 투입되는 비용만 4500억원이 넘는다. 제2롯데월드 건축비는 2조원 가량으로 공사비의 20% 이상을 교통 인프라 구축에 쏟아 붇게 되는 셈이다.

대형 건설기업 관계자는 "통상 주변 인프라 구축에 투입되는 비용은 건설 사업비의 5% 내외"라며 "제2롯데월드는 교통 인프라 구축을 위해 이 수준의 4배 이상에 달하는 비용이 투입되는데 이는 신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귀띔했다.

◇롯데 "주요 교통개선 대책 완료, 추가대책도 마련할 것"
제2롯데월타워 건설 관련 주요 교통 개선 대책/제공=롯데물산© News1
제2롯데월타워 건설 관련 주요 교통 개선 대책/제공=롯데물산© News1

롯데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교통개선 대책은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도로 개설 △탄천변 동측도로 확장 △송파대로 지하 버스환승센터 설치 △잠실사거리 지하보행광장 조성 △자전거 주차시설 지하화 △잠실길 지하차도 건설 △교통체계개선사업 △첨단 안내시스템 구축 △8호선 연결통로 개설 등 10가지다.

이중 탄천변 동측도로 확장공사와 첨단 안내시스템 구축은 서울시가 담당하는 사업으로 롯데그룹은 지난해와 올해 이에 대한 분담금을 시에 납부했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 5월 공사가 시작된 송파대로 지하 버스환승센터 설치를 제외한 나머지 교통개선 대책들은 이미 완료가 된 상태다.

우선 탄천변 동측도로 확장과 올림픽대로 연결도로 공사가 완료되면 잠실역 인근 교통 혼잡의 각각 4%, 6% 정도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잠실 사거리가 종점인 19개 버스노선을 흡수하는 지하 버스환승센터도 2016년 완공을 앞두고 있어 출·퇴근 시간이면 꽉 막히는 이곳의 교통량도 다소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제2롯데월드에 이용객들이 몰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올림픽대로의 교통정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하철 8호선과 롯데월드몰 지하1·2층을 연결하는 통로를 마련해 대중교통 이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대중교통 이용률을 끌어올려 올림픽대로의 교통량을 우회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으로 통로개설 공사는 마무리가 됐다. 롯데그룹은 이같은 교통개선 사업을 통해 제2롯데월드 건립에 따른 교통체증 문제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밖에 탄력적 주차요금제, 주차예약제 등 다양한 수요관리 방안도 마련했다"면서 "제2롯데월드 건설로 잠실 주변의 교통환경이 악화되지 않도록 그룹차원에서 다양한 대책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몰동 임시개장 임박…교통대책 실효성 입증해야
제2롯데월드 상업동에 대한 승인 여부를 3일 발표할 계획인 시는 시민 자문단이 제2롯데월드 상업동 임시개장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만큼 사용 허가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습이다.

앞서 시는 롯데가 제출한 제2롯데월드 상업동에 대한 임시사용 신청을 거부하면서 주변 교통 개선 대책과 타워동 공사장 안전 대책, 방재 대책 등 80여개 사항을 보완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13일 시가 지적한 내용들을 보완하고 임시사용승인을 다시 신청했다.

시 관계자는 "시민자문단과 관계부서 의견서에 따르면 교통과 안전 부분에 대한 우려도 다소 있지만 대체로 찬성 쪽이 우세하다"며 "입점 업체의 어려움 등도 같이 고려해 임시사용 승인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롯데그룹이 시의 요구를 수용해 올림픽대로 하부도로 미연결 구간 지하화 공사를 책임지기로 결정함에 따라 교통개선 대책 부문도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2롯데월드 저층부 개장시 완공 시점에 예상되는 교통수요의 70% 수준까지 교통량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돼 상업동이 오픈하더라도 당분간은 교통체증 심화에 대한 불만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상업동 임시개장과 함께 늘어나는 교통수요를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월드몰 이용 차량을 관리하고 주차 상한구역에서 설치할 수 있는 최대의 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기존 롯데월드 공작물 주차장은 버스 주차대수를 기존 87대에서 195대로 늘려 이용객들을 수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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