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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 마크의 무게를 전해줄 '멘탈 갑' 이동국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09-02 06:50 송고 | 2014-09-02 09:02 최종수정

지난 8월23일 전북현대의 홈 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3만597명이라는 구름 관중이 모였다. 올 시즌 전북의 최다 홈 관중으로, 처음으로 3만 명을 넘었다. 팀은 10경기 연속 무패(7승3무)를 달리고 있었고 FC서울이라는 상대의 무게감도 팬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그 뜻 깊은 무대에서 전북은 아쉽게 패했다.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실점을 내주면서 1-2로 졌다. 휘슬이 울리던 순간, 전북 선수들과 전주성에 모인 팬들의 표정은 망연자실이었다.

모두가 실망으로 가득했던 때, 누구보다 실망스러웠을 이동국은 씩씩하게 일어서 팬들을 위로했다. 이날 멋진 발리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던 이동국은 경기 직후 자신의 SNS에 심금을 울리는 글귀를 적었다.

이동국이 1년 2개월 만에 대표팀에 합류한다. 태극 마크에 대한 무게감에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많은 상황에서 '멘탈 갑' 이동국의 가세가 어떤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 News1 DB
이동국이 1년 2개월 만에 대표팀에 합류한다. 태극 마크에 대한 무게감에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많은 상황에서 '멘탈 갑' 이동국의 가세가 어떤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 News1 DB

그는 “오늘 전북 팬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3만 명이 넘은 전주성에서 뛰는 선수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비록 기분 좋은 추억을 갖고 돌아가진 못하셨지만, 저희는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라면서 “‘내가 오면 진다’라는 생각하지 마세요. 아직 경기가 많이 있고, '내가 가면 이긴다'로 바꿔드리겠습니다”라며 팬들을 향한 감사와 위로의 뜻을 동시에 전했다. 

왜 이동국을 향해 ‘멘탈 갑’이라는 칭찬이 향하는지 알 수 있었던 대목이다. 올 시즌 11골로 K리그 클래식 득점 선두를 달리는 여전한 기량도 기량이지만, 후배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강한 정신력이 그를 최고로 만드는 든든한 힘이다. 그리고 이는 왜 이동국이 35살이라는 적잖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의 부름을 다시 받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동국이 오는 5일(베네수엘라)과 8일(우루과이) 열리는 A매치 2연전을 위해 2일 오전 축구대표팀에 합류한다. 이동국이 태극 마크를 다는 것은 지난 2013년 6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새로운 출발을 선언하는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역시 이동국이다. 마땅한 원톱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는 현실 속에서 ‘골잡이’ 이동국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관심사이지만 전체적으로 어수선해진 태극호의 ‘기강’이라는 측면에서도 이동국이 해줄 수 있는 일은 많다.

지난 6월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이 역대 최악의 졸전을 펼쳤을 때 많은 전문가들은 리더의 부재와 함께 실종된 정신력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선수들의 기량과 팀 전체적인 전술도 수준 미달이었으나, 한국 축구의 가장 큰 미덕이었던 ‘투지’와 ‘근성’을 좀처럼 볼 수 없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때문에 차두리와 함께 대표팀에 승선한 베테랑 이동국의 합류가 어떤 효과를 가져 올 것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동국은 대표팀에 호출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늘 “축구 선수라면 축구화를 벗는 그날까지 국가대표팀에 대한 꿈을 꿔야한다”는 말로 태극 마크에 대한 소중함과 간절함을 피력해 왔다. 후배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대부분의 축구 선배들이 “예전에 비해 태극 마크의 무게가 많이 가벼워졌다”라는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는 와중 ‘멘탈 갑’ 이동국의 가세는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9월 대표팀을 지켜볼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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