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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김경언, 데뷔 14년 만에 '활짝 핀 꽃'

(서울=뉴스1스포츠) 김소정 기자 | 2014-08-30 07:17 송고

한화 외야수 김경언이 데뷔 14년 만에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빛을 내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지만 늦게 온 만큼 소중하고, 계속 이어가고 싶다. 김경언의 진정한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

올 시즌 1군 합류도 늦었다. 5월 중순에나 팬 앞에 모습을 보였다. 29일 현재 66경기에서 222타수 73안타(홈런 5개)로 타율 0.329와 42타점, 34득점. 경기수는 적지만 내용이 알차다. 물오른 타격감으로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연일 경신 중이다. 팀 내 타율과 타점은 어느 덧 4위다.

한화의 김경언이 데뷔 14년만에 자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News1 DB
한화의 김경언이 데뷔 14년만에 자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News1 DB

김경언은 2001년 경남상고를 졸업한 뒤 해태 타이거즈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뛰어 들었다. 당시에도 타격에 능한 선수로 기대를 받았다. 데뷔 첫 해 65경기에 나가 94타수 27안타(홈런 1개)로 0.287의 타율을 기록하며 당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후 2004 시즌까지 4년 동안 886타수 230안타(홈런 9개 포함)로 0.260의 타율을 기록하며 꾸준하게 제 몫을 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2005년에 김경언과 같이 왼손 타자이자 수비 포지션까지 같은 이용규가 LG에서 KIA로 트레이드되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2002년 시즌부터 3년 연속 100경기에 출전하던 김경언은 2005년과 2006년엔 1군과 2군을 오가며 대타와 대수비로서 나섰고, 2007년에는 그마저도 제외되면서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2년에 걸쳐 총 10경기 나갔다.

김경언은 자신의 암흑기 동안 냉철한 프로의 생리를 뼈저리게 겪었다.
김경언은 2010년 한화로 트레이드됐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크게 기대를 하는 이가 없었다. 김경언도 잘 알고 있었기에 이를 악물었다. 김경언은 트레이드된 6월에 0.312의 높은 타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이후 타격은 지지부진했고, 결국 한화에서도 확실한 주전자리를 손에 넣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올 시즌 김경언에게 다시 불안의 시간이 찾아왔다. 이용규가 FA로 한화에 입단한 것. 여기에 용병 타자 펠릭스 피에까지 합류하면서 외야의 주전 경쟁은 더욱 심해졌다. 결국 김경언은 올 시즌 초반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4월13일 대전 넥센전 때 대타로 나선 이후 한달 여를 기다린 끝에 5월21일에야 선발 기회를 얻었다.

김경언은 1군 무대를 밟지 못한 한을 불방망이로 맘껏 풀고 있다. 김응룡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탈꼴찌를 향해 달려가는 한화에겐 단비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경언은 29일 대전 넥센전에서 6-9로 뒤진 8회말 1사 1, 2루에서 동점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팀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결국 한화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10-9로 재역전승했다. 김경언의 동점포가 아니었더라면 얻을 수 없는 승리. 김응용 감독이 승리의 첫번째 요인으로 인정한 동점포이자 한화에게 천금과도 같은 값진 홈런이었다.

김경언은 데뷔 14년 만에 힘찬 날개짓을 펼치고 있다. 김경언의 나이 32세. 아주 늦게 핀 꽃인 셈이다. 


soz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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