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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휴대폰 매장 3연속 '스트라이크' 절도범, 결국 '아웃'

유리창 깨고 휴대전화 훔치려고 벽돌 던졌지만 미수에 그쳐
경찰 5㎞ 추적 끝 복면한 채 오토바이 타고 달아나던 용의자 검거

(서울=뉴스1) 박현우 기자 | 2014-08-29 17:11 송고 | 2014-08-29 17:52 최종수정
28일 오전 4시20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한 재개발 구역 골목길. 휴대폰 매장을 털려다 달아난 이모(23)씨의 오토바이가 내팽개쳐져 있었다.
이씨를 5㎞ 정도 추적해온 이종천(55) 경위와 박대영(35) 경사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복면강도' 이씨가 근처에 있을 가능성이 컸다.

이 경위는 테이저건으로, 박 경사는 권총과 삼단봉으로 무장한 채 순찰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씨는 3~4m쯤 떨어진 곳 차 뒤에 숨어있었다.

"손들어!"

이 경위의 긴박한 외침이 새벽 공기를 갈랐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이씨가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경찰을 보자 두려운 마음이 들었던지 이씨는 순순히 손을 들고 체포에 응했다.
이 경위와 박 경사가 이씨를 쫓아온 건 40여분 전부터다. 이씨는 불이 꺼진 휴대폰 매장에 들어가 휴대폰을 훔칠 생각으로 이날 새벽 3시35분부터 4시10분까지 3차례 걸쳐 영등포구 신길동 일대 매장 3군데의 유리창에 미리 준비한 밧줄을 묶은 벽돌을 던졌다.

유리창이 깨지면 밧줄을 당겨 벽돌을 회수하고 바로 들어가서 휴대폰을 집어 나올 생각이었지만 3곳 다 강화유리라 유리창은 깨지지 않고 경보가 올려 미수에 그쳤다.

이모(23)씨는 벽돌을 던져 휴대폰 매장 유리창을 깨뜨린 뒤 휴대폰을 훔치려고 했지만 휴대폰 매장들의 유리가 강화유리라 깨지지 않고 경보만 울렸다.(영등포경찰서 제공) © News1
이모(23)씨는 벽돌을 던져 휴대폰 매장 유리창을 깨뜨린 뒤 휴대폰을 훔치려고 했지만 휴대폰 매장들의 유리가 강화유리라 깨지지 않고 경보만 울렸다.(영등포경찰서 제공) © News1
두 번째 범행 시도 때부터 112로 신고가 접수됐고 이 경위와 박 경사는 신길4동에 긴급출동해 현장을 순찰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여분 뒤인 오전 4시10분쯤 근처 매장에서 동일수법의 범행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신길6동에 있는 세 번째 매장으로 향했다.

현장으로 향하던 순찰차 옆으로 한 남성이 복면한 채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갔고 그 남성이 범인이라는 걸 직감한 이 경위와 박 경사는 차를 돌려 신풍역~영진시장~신풍역 근처 재개발지역 5㎞를 추적한 끝에 이씨를 붙잡았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씨를 특수절도미수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동종전과 3범 등 전과 7범인 이씨는 지난 3일 영등포구 신길동 휴대폰 매장에서 같은 수법으로 휴대폰 10대를 훔치는 등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총 16차례에 걸쳐 휴대전화 매장을 털었거나 털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에 털려던 매장은 이씨가 지난 3일 휴대전화 10대를 훔친 매장과 같은 곳으로 재정비해 다시 장사를 시작한지 얼마지나지 않은 곳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무직인 이씨는 "생활하기 힘들어 범행했다"며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범행 수법을 따라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여죄가 더 있는지 조사 중"이라며 "영세업자에게 피해를 주는 이런 모방범죄에 대해서는 발본색원해서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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