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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선장 "3등 항해사가 운항 잘 할줄 알았다"

[세월호참사] 청해진해운 임직원 등 재판 증인 출석

(광주=뉴스1) 김호 기자 | 2014-08-29 12:24 송고
세월호 이준석 선장(자료사진) © News1
세월호 이준석 선장(자료사진) © News1

세월호 참사를 낸 혐의로 기소된 이준석(68) 선장은 29일 청해진해운 임직원들에 대한 재판에서 사고와 관련해 "3등 항해사가 운항을 잘 할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 선장은 이날 증인으로 법정에서 증언했다. 이 선장이 법정에서 스스로 이번 사고와 관련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광주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이날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한식(71) 대표 등 청해진해운 임직원, 우련통운, 해운조합 관계자 등 11명에 대한 제5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 중 한명으로는 이준석 선장이 출석했다.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선장은 참사에 대한 책임으로 선원 14명과 함께 별도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이날은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나왔다.

이 선장은 우련통운측 변호인의 "사고가 난 맹골수도는 위험한 곳인데 선장이 조타실에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 "선장의 재선의무가 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재선의무를 지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폭이 6마일, 킬로미터로는 11~12킬로미터 정도 된다. 사고 지점은 상당히 넓은 지역이다"고 변명했다.

이 선장은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나"라는 변호인의 신문에는 "(당시) 판단은 3등 항해사가 그 정도면 잘 할 알았다. 넓은 지역이어서 운항을 잘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 선장은 세월호가 증·개축을 거친 뒤 복원성에 문제가 생겨 위험하다는 사실을 청해진내부에서 공공연하게 모두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과적에 대한 문제도 회사에서 수차례 언급됐다고 했다.

이 선장은 "4월 15일 출항을 앞두고 열린 선상회의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가"라는 검사의 신문에 "카램프가 노후돼 균열이 있었다. (제주도에) 갔다와서 쉬는 날 공장에 가서 (수리)해야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답변했다.

세월호가 출항하기 불과 몇시간 전 세월호에 어느정도 문제가 있었고 이를 회의를 통해 공론화하면서도 운항을 하고 청해진해운은 이를 허용했다는 뜻이다.

이 선장은 "복원성이나 과적문제에 대한 회사측의 조치가 있었나"라는 검사의 물음에 "근본적으로 해결되진 않았다"고 증언했다. 청해진해운에도 이번 참사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선장은 "세월호의 복원성에 문제가 있는데도 회사에서 과적을 하면 '배 출항을 하지 않겠다'는 말을 해본적이 있는가"라는 검사의 신문에는 "현실적으로 선장으로서 불가능한 이야기다"고 주장했다.

이 선장은 세월호에서 평소 화물 선적을 담당하는 선원은 1등 항해사이며 관행적으로 '화물이 잘 실렸다'는 정도의 보고만 받았을 뿐 정확한 화물의 총 중량이나 고박상태는 알지 못했다고 했다.

출항 전 안전점검 보고서를 3등 항해사가 엉터리로 작성 후 자신의 서명을 대신하고 화물량이나 승객수 등의 란을 공란으로 해서 운항관리실에 제출한 데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관행이었다"고 답변했다.


kim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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