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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강남 재건축아파트 이주 시작…전세난 재연되나

재건축 입주민 대부분 세입자…1억~2억 추가 비용 발생
"이주 수요, 분당·용인 등 외곽으로 확산될 듯"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2014-08-29 06:10 송고
4일 오후 서울 잠실의 한 부동산 밀집지역에 부동산 시세 매물이 붙어 있다. 2014.8.4/뉴스1 © News1 손형주
4일 오후 서울 잠실의 한 부동산 밀집지역에 부동산 시세 매물이 붙어 있다. 2014.8.4/뉴스1 © News1 손형주

"슬슬 이주를 알아봐야 하는 데 전셋값이 오르고 있어서 걱정이에요. 그래도 강남에 살아야죠. 조금 무리해서라도 집을 얻어보려고요."
서울 서초구 신반포5차에 사는 세입자 A씨는 요즘 걱정이 깊다. 재건축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이르면 내년 1월 이주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중학교 2학년 딸을 키우고 있다는 그는 대출을 받아서라도 학군이 좋은 강남권으로 이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서울지역 전셋값이 꿈틀대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예정된 강남 재건축아파트 이주가 시작될 경우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세금 상승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역 전셋값 상승률은 최근 3달간 지속적으로 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은 △6월 0.08% △7월 0.21% △8월 0.26%를 기록했다. 

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전·월세전환율 역시 3월 이후 5.9%대를 유지하고 있다. 잠원동 S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전세 매물의 희소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로 인해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심해지면서 전세 매물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고 말했다. 
◇재건축 이주수요 증가…강남권 전세난 가중될 듯

올 하반기부터 강남지역 전세값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마무리 단계에 있는 재건축단지가 3만5000여 가구에 이르는 데다 입주민 대부분이 강남권 이주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이주를 시작하는 재건축단지는 △강남구 8개 단지 △서초구 10개 단지 △송파구 2개 단지 △강동구 7개 단지 등 31개 단지 총 3만5064가구에 이른다.

신반포5차의 세입자들도 대부분 강남권으로의 이사를 계획하고 있었다. 한 주민은 "주민 대부분은 학군, 직장 등 저마다의 이유로 전세를 살면서까지 강남에 살았던 사람들"이라며 "대부분 이 근방으로 이사를 가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반포5차조합 관계자는 "단지 주민 500여 가구중 3분의 2 정도가 세입자로 이 중 절반 가까이가 강남권 이주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앞서 이주를 완료한 가락 시영 1·2차 단지의 경우에서처럼 입주민 대부분은 빌라·다가구주택 등으로 옮기더라도 강남에 남으려 할 것"이라며 "재건축 이주라는 변수가 강남권 전세값 상승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 전세 수요 증가…인근 지역 확산 가능성

다만 재건축아파트 세입자들이 모두 강남권으로 이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강남지역 전셋값 상승이 가파를 경우 시세가 저렴한 외곽지역으로 밀려 나갈 가능성이 높다.

건물이 노후한 재건축아파트의 특성상 전셋값이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인근 단지로 이사할 경우 1억~2억원 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올해 말에서 내년 초쯤 이주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개포3단지 42㎡의 전세가격은 올해 2분기 7000만~950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인근 아파트 단지 중 저렴한 축에 속하는 일원동 한솔마을삼익아파트 63㎡의 경우에도 전세 매물은 3억400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개포3단지 조합 관계자는 "입주민 중 90% 정도가 세입자인데 이사갈 집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사업진행이 느린 인근 단지의 전세 매물도 나오는대로 빠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센터장은 "재건축단지의 전세금이 주변 단지와 차이가 큰 만큼 인근으로 이사하는 것은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강남권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되는 내년부터는 분당, 용인, 하남 등 서울 외곽 지역으로 전세수요가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dos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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