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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쫓는 한국 축구, ‘골든 에이지’ 희망을 보다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08-28 10:30 송고 | 2014-08-28 12:41 최종수정

대한축구협회의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 ‘골든 에이지’를 통해 뽑은 어린 태극전사들이 국제 대회에서 처음으로 준우승이라는 큰 성과를 올렸다. 비록 정상에 오르지 못했으나 남미의 강호 페루를 상대로도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밝은 미래를 기대케 했다.

한국의 U-15 축구대표팀이 27일(한국시간) 오후 중국 난징의 지앙닝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2회 난징 하계 청소년올림픽 축구 결승전에서 페루에 1-2로 역전패,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후반 40분씩 치러진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 15분 정우영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들어 두 골을 허용해 아쉽게 패했다.

2013년 난징 청소년 아시안게임 우승팀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은 조별 리그에서 카보베르데를 5-0, 바누아투를 9-0으로 각각 크게 물리치고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에서는 아이슬란드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대망의 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끝내 페루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한민국 U-15 축구대표팀이 난징 청소년올림픽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골든 에이지 프로젝트´를 통해 나온 첫 번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인 결과다. 뉴스1스포츠 /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민국 U-15 축구대표팀이 난징 청소년올림픽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골든 에이지 프로젝트´를 통해 나온 첫 번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인 결과다. 뉴스1스포츠 / 대한축구협회 제공

아쉬움은 남지만 이번 청소년올림픽 준우승은 여러모로 의미 크다. 무엇보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3월 출범시킨 ‘골든 에이지 프로젝트’를 통해 선발된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이 가장 고무적이다. 협회 전임 지도자로서 ‘골든 에이지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는 최영준 감독이 팀을 이끌면서 연속성 있는 선수 관리가 가능했다는 평이다.

최영준 감독은 이번 대회 멤버를 철저히 ‘골든 에이지 프로그램’에 참가한 선수 위주로 꾸렸다. 최 감독은 “이번에 뽑힌 선수들이 또래들 중 최고는 아니다. 더 좋은 선수들도 있다. 몇몇 선수들과 그들의 지도자에게는 미안한 감도 있다. 그래도 골든 에이지에 참여한 선수들을 뽑았다”면서 “독일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하기 위해 10년 전부터 체계적으로 유소년 선수를 키웠다”며 '골든 에이지 프로젝트'의 정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골든 에이지’는 기술 습득이 가장 쉬운 11세에서 15세 사이의 유망주를 지칭하는 말이다. 그리고 축구협회는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을 일찌감치 발굴해 통일된 축구 철학과 지도법을 공유, 꾸준하게 성장시켜 궁극적으로 국가대표팀의 경기력을 향상시킨다는 취지로 지난 3월 ‘골든 에이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프로그램을 위해 축구협회는 지난해 8월부터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인재 발굴 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를 직접 방문해 벤치마킹을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각급 대표팀 감독 및 협회 전임지도자들이 겨우내 머리를 맞대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일선 보급을 위한 교육도 병행했다. 축구협회는 이 사업을 통해 현재 280명에 불과한 유소년 상비군 풀을 9배에 달하는 2340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긴 호흡이 필요하고, 반드시 투자가 따라야 하는 장기적인 사업이다. 브라질 월드컵 챔피언인 독일은 14년 전인 2000년부터 비슷한 사업을 진행했다. 현재 '전차군단'에서 활약하는 토마스 뮐러, 안드레 쉬얼레, 데니스 아오고 등이 이같은 육성 프로그램을 거쳐 성장한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당장의 성과는 어렵겠으나 10년 뒤를 내다보고 장기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지난해 11월 ‘비전 해트트릭 2033’을 발표하면서 ‘축구 경쟁력을 높인다’, ‘축구 인재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2033년에는 FIFA 랭킹 10위권으로 올라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다. ‘골든 에이지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핵심적인 사업이다.

선진국들에 비해 늦었지만, 이제라도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의미 있는 첫 걸음을 떼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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