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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구글의 설익은 '서울캠퍼스' 발표에 '씁쓸'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2014-08-28 16:36 송고
 

"미래창조과학부와 구글이 함께 투자하는 것인가요? 투자 금액이나 참여비율이 어떻게 되나요?"
"밝힐 수 없습니다."

지난 27일 구글이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스타트업(창업기업)을 지원하는 전용공간 '구글캠퍼스'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러나 속시원하게 들은 답변은 하나도 없었다. 이날 밝힌 구글캠퍼스에 대한 계획은 내년에 서울 강남에 위치한 건물 지하1층에 600평 규모로 마련한다는 정도였다. 

구글이 우리나라의 창업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에 캠퍼스를 마련하는 것은 매우 반길 일이다. 구글의 임원들이 직접 창업자들의 멘토로 나서면 구글의 사업노하우와 시장방향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구글을 통해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런던에 설립된 구글캠퍼스를 통해 배출된 창업자들만 7만명이 넘는다고 하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상용화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세계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기회이니만큼, 국내 많은 창업자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구글캠퍼스에 입주하기 위해 어떤 사업내용이어야 하는지, 1인기업도 가능한 것인지, 직접투자도 고려하고 있는 것인지, 입주할 수 있는 창업기업의 수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날 구글은 이런 궁금증을 해소시킬만한 대답을 하나도 내놓지 않았다. 모든 질문에 "밝힐 수 없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대부분 '밝힐 수 없는 내용'인데 구글은 왜 수십명의 기자들을 모아놓고 구글캠퍼스 설립계획을 발표한 것인지 의아스러웠다. '설익은' 계획을 서둘러 발표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축사를 위해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까지 참석한 모습을 보니, 더 씁쓸했다.
2012년 설립된 '캠퍼스 런던'의 경우, 구글은 다양한 방식으로 창업기업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연결해준 인큐베이팅업체가 사무실 임대료 등을 대신 지불해주는가 하면, 지원 대가로 회사 지분을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런던이나 이스라엘의 구글캠퍼스에서 어떤 방식으로 지원했는지 사례를 들어줬어도 앞으로의 지원방식이나 구조를 이해하기 한결 수월했을 것이다. 

구글이 아니어도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기관과 인큐베이팅업체들이 넘쳐난다.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인 네이버도 '네이버 벤처스'를 통해 수많은 창업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구글캠퍼스가 이런 기업들과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도 아리송하다. 이런 상황에서 구체적인 운영계획도, 정책적 시사점도 없는 '불친절한' 구글 행사에 장관은 뭐하러 왔을까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세계적 기업이 이른바 '보여주기식' 행보를 한 것은 결코 아니길 바란다.




sho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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